질문) 선생님, 전 친구들과 이번 방학 때 여행을 가기로 약속했답니다. 그런데 엄마는 무조건 안된다고만 하세요. 성적을 올리기에는 방학 때만큼 좋은 때가 없는데 무슨 놀 궁리를 하냐며 막 야단이시죠. 그렇다고 제가 방학동안 내내 놀겠다는 것도 아니구요. ㅠ..ㅠ. 한 학기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여행을 가겠다는 것인데요. 가서 원없이 놀고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와 더 열심히 공부를 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도 막무가내로 안된다고만 하시니까 정말 미치겠어요
답변) 다들 이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겁니다. 한번쯤 경험을 해보았거나, 지금도 싸우고 있거나, 앞으로 경험할 가능성이 있는 얘기니까요. 우, 씨. 다른 애들 엄마는 선선히 보내준다고 하더구만. 우리 엄마는 도대체 왜 그러는지. 내가 뭘 좀 하겠다고 하면 사사건건 반대만 한다니까!!!’라고 목청을 높이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뚜껑이 열리도록 열을 팍팍 받아봤자 내가 원하는 것은 얻어지지 않으니까, 조금 마음을 가라앉히고, 내 목표에 조금이라도 더 가깝게 다가갈수 있는 방법을 차분히 생각해보도록 합시다.
누군가와 의견차이가 있고 갈등이 생길 때에는, 그리고 특히 그 대상이 부모님일 경우에는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속설을 잠시 잊어버리는 게 좋습니다. 돌아오는 것이 매서운 꿀밤이나 내게 불리한 온갖 규칙들일수 있으니까요......... 그보다는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해보려 애쓰는 작업을 먼저 해본 후에, 내 마음과 의도를 잘 설명하려고 애쓰는 작업, 이 두 가지 일에 집중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우선, 엄마는 과연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실지, 엄마의 마음을 한번 두드려봅시다. 아이들끼리 여행을 간다는 사실에서 마음을 놓기가 힘드실 거고.. 솔직히 진득하니 들어앉아 공부 쫌 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으실 거고.. 만약에 놀러가게 된다면 돌아오고 난 후에 바로 공부하는 생활에 적응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을겁니다. 이렇게 찬찬히 생각해보면, 사실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니지요. 그런 걱정은 좀 접어두고 나를 믿어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자, 이제 남은 문제는 부모님을 어떻게 설득할까가 될 것입니다. 우선은 이번 여행을 다녀와서 약속했던 대로 열심히 공부에 매진할 것을 꼭 지킬 수 있을지를 점검해봐야 합니다. 여행을 보내주시는 대신 약속을 지켜야만, 내 말이 부모님에게 신뢰감을 줄수 있을테니까요.
이번 방학때 어떤 공부를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 구체적으로 계획표를 짜서 부모님에게 보여드리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여행에 대한 계획이나 일정을 세부적으로 정리해서 제출하는 것도 바람직합니다. 나 여행 갈테니 보내줘요’ 이렇게 배를 쑥 내밀고 억지를 부리기보다는, 부모님께 의견을 제시하고 함께 의논하고 싶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부모님을 좀 더 안심시킬 수 있습니다. 또, 어디에서도 하루에 한번 이상 집으로 확인전화를 하겠다고 약속하는 것도 필요하겠지요.
이번 기회에 부모님과의 갈등을 현명하게 해결하는 연습을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부모님께서는 이 녀석이 언제 이렇게 컸지?’ 라는 흐뭇한 마음을 가지시게 될 것입니다.
(출처 - CYBER 1388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