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선생님, 저는 이제 곧 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OO이에요. 부모님하고 초등학교 2학년인 남동생이 같이 사는 저희 집은 너무 재미가 없어요. 엄마ㆍ아빠가 옷 가게를 하시기 때문에 매일 새벽에야 들어오시거든요. 늘 저와 동생 단둘이 밥을 먹어야 하지요. 부모님 중 누구라도 집에 일찍 들어오셔서 저희와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도 했으면 좋겠어요. 저도 알아요. 두 분 다 너무 바쁘시단 걸요. 하지만 학교를 다닐 때도 방과후에 별로 집에 오고 싶지가 않을 정도로 텅 빈 집이 싫어요. 어떡하죠?
답변) 다른 친구들처럼 엄마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맛난 간식도 챙겨 주시고, 저녁 먹은 다음에 과일도 깎아 먹으면서 학교에서 있었던 일도 이야기하고 싶은데 늦게 들어오시는 부모님을 기다리다가 잠들어 버리게 되는 하루하루가 우리 OO님에게는 많이 지루하고 답답하게 느껴졌군요. 게다가 어린 동생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면, 집에 올 때의 발걸음이 너무 무겁기만 했을 것 같아요.
OO님의 글을 읽으면서 선생님은 바쁜 부모님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OO님이 정말 기특하고 대견 했어요. 그러나 집에 오기 싫을 정도로 속상함과 섭섭함이 가득 쌓인 OO님의 마음을 통 내보이지를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왜 엄마는 나랑 안 놀아 주는 거야?, 다른 집처럼 밥도 챙겨 주고 해야 할 것 아니야!라고 무조건 떼를 쓰는 것이 아니라, 나도 엄마ㆍ아빠한테 많이 사랑을 받고 관심도 받고 싶어요!라는 OO님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했거든요.
OO님! 부모님은 지금 가게 일 때문에 매우 바쁘셔서 OO님과 동생에게 아주 세세한 관심을 쏟지 못하실 수 있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과 같이 마음 속에 섭섭한 점들을 꾹꾹 눌러 담고 있게 되면, OO님에게 마음의 병이 생기게 돼요. 그럼 점점 더 부모님과의 사이는 멀어지게 되지요.
매일매일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엄마ㆍ아빠와 이야기를 하기는 어렵겠지요? 워낙 바쁘시니까요. 그러나 아주 잠깐씩이라도 집에서 얼굴을 마주치게 될 때, 꼭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집안 분위기가 된다면, 지금의 서운함은 훨씬 많이 줄어들 수 있답니다. 그러니 혼자서만 고민하지 말고, 지금 선생님에게 말했던 이야기를 부모님과도 함께 나눠 보세요. 그리고 나서, 어떻게 하면 바쁜 중에도 서로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표현하고 느낄 수 있을지에 대해 같이 의논해 보길 바랍니다.
(출처 - CYBER 1388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