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 도내 첫 개장 축산물장터 이틀간 1만 5000명…지역경제 활성화 톡톡
‘1955년 4월 오일장이 개장한 이래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린 건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진교 토박이인 70대 중반의 한 어르신은 지난 주말 축산물장터가 열린 진교시장의 풍경을 이렇게 표현했다.
남해고속도로 진교IC에서 5분 거리에 있는 하동의 관문 진교시장은 3일·8일 오일장이 서지만 해산물 유통으로 명성을 날리던 옛 모습은 사라지고 여느 시골장터와 다름없는 한적한 시장으로 전락했다.
그런 진교시장이 어르신의 말대로 지난 주말·휴일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북적였다. 물건 흥정하는 사람, 공연 구경하는 사람, 체험 프로그램 참여하는 사람, 그야말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작년 봄부터 ‘3색 3맛을 찾아 떠나는 하동나들이’를 테마로 하동시장에서 열려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봄나물·매실·가을장터와 유사한 콘셉트의 축산물장터가 열린 것.
침체된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청정 하동산(産) 축산물과 관광을 연계한 특화시장으로 육성하고자 하동군과 진교시장번영회가 의기투합한 것이다.
장터에는 솔잎 생균제 사료를 먹인 하동의 대표 축산물 솔잎한우를 비롯해 돼지고기, 달걀, 양봉 같은 신선 축산물과 이들 축산물을 재료로 만든 스테이크, 수제햄, 비엔나소시지, 치즈 등 다양한 가공품이 선보여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았다.
또 시장에는 축산물뿐만 아니라 청정지역에서 출하된 신선채소, 과일, 곡류, 매실엑기스, 슬로푸드 같은 50여종의 로컬푸드에다 한우불고기, 국밥, 족발, 바비큐, 주꾸미, 수산물파전 같은 먹거리도 풍성해 사람들의 입맛을 돋웠다.
그런가하면 시장을 시끌벅적하게 한 풍물놀이와 버스킹, 비보이, 재즈, 7080 등 각종 공연과 떡메치기, 치즈 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마련돼 사람들에게 큰 즐거움을 줬다.
특히 이번 장터에는 최근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시원한 생맥주와 치킨의 만남 ‘치맥 페스티벌’가 마련돼 장터를 찾은 200여명의 중국·일본·동남아 유학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축산물시장으로는 도내 처음, 축산물과 신선 농·특산물이 결합한 장터로는 전국 최초로 열린 이번 축산물장터에는 이틀 동안 국내·외에서 1만 5000여명이 찾아 축산물·관광시장으로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때마침 인근 북천면에서 2016 꽃 양귀비 축제가 열려 꽃 양귀비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이 축산물장터를 들르면서 시너지 효과를 배가시켰다.
많은 방문객으로 싸고 신선한 축산물은 물론 축산가공품, 농·특산물이 불티나게 팔려 3억 5000여만원의 판매실적을 올렸으며, 지역경제에 미치는 직·간접 영향을 감안하면 파급효과는 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군 관계자는 “도내에서 처음 시도한 이번 축산물장터를 통해 한때 해산물 유통시장으로 명성을 날리던 진교시장의 인지도를 크게 향상시켰을 뿐만 아니라 축산물과 관광이 결합한 특화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