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산성산 자락에 자리잡고있는 금성산성.
담양호를 내려다보고 있는 산성이다.
이 성곽에 걸터앉아 담양들판을 둘러보노라면 그 순간만큼은 만석꾼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특히 가을에 오르는 금성산성은 천고라는 말 답게 높은 하늘 안의 성 같다. 구름 한 점 없는 가을하늘에 촘촘히 쌓아올린 돌 성..
오르는 길목이 가팔라 금새 땀방울이 이마를 채울 때쯤 빽빽히 들어선 소나무 사이로 솔 냄새를 물씬풍기는 제법 찬기가 서린 바람이 반갑다.
굽이진 숲길을 돌 때마다 담양호의 푸른 물빛이 나타났다가 사라지지만 하늘 위에 산이 있는 기분, 하늘 위 산을 오르는 기분이 든다.
그러기를 40여분.
갑자기 우뚝 솟은 성하나. 외남문. 그 옆으로 내남문. 외남문까지 쭉 뻗어나간 성곽의 곡선이 시원하다. 산성 정상에 오르면 앞에는 호남의 명산 무등산과 추월산이 건너다보인다. 발 아래로는 아름다운 담양호가 펼쳐져 있어, 천하절경을 이루며 이 곳에 오른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그러기에 사진작가들의 작품사진 장소로도 널리 이용되고 있지 않는가? 산과 들이, 하늘과 호수가 함께 어우러진 절경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재촉하기에 충분하다.
금성산성은 이른 아침이 백미란다. 안개인 듯 구름인 듯한 것이 산성을 휘감고, 아래로 펼쳐진 담양호와 또 건너보이는 추월산과 무등산이 한폭의 동양화처럼 절경을 이루기 때문이다.
바람이 차가워졌다. 곧 겨울이 닥칠텐데 매서운 겨울바람 속에서도 용맹한 장수처럼 서 있을 금성산성의 기백이 사뭇 궁금하다.
계절마다 묘한 매력으로 손짓하는 금성산성이 어쩐지 오늘은 외로워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