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내용은 2004.11.22일자 경남일보 5면 현장칼럼에 소개된 하동군장학재단 관련 내용입니다.
이 글을 실어주신 여명식 경남일보 부국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하동장학재단 출연 향우 나서자
여명식(사회기획팀·부국장)
하동군이 지방자치 출범에 맞춰 지역과 국가에 필요한 동량지재(棟梁之材)를 육성키 위해 지난해부터 불을 붙인 장학기금 모금운동이 요원의 불길처럼 번지면서 상당한 금액이 모아지고 있으나 열악한 농촌지역 주민들의 얄팍한 주머니 사정으론 한계점이 있어 목표금액 달성을 위해선 출향 향우들의 분발만이 가능해 향우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주민 100억원대 확보 버거워
하동군은 고장의 학교에 재학 또는 졸업을 한 우수한 인재에게 장학금을 지급, 국가사회에 필요한 인재로 육성키로 하고 지난 2002년 장학재단 설립을 위한 계획을 세워 1년여간 각계 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례와 시행규칙을 제정하는 등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해 8월 경남도교육청으로부터 설립허가를 받아 재단설립을 위한 이사회를 가진 후 ‘하동군 장학재단’ 현판식을 갖고 본격적인 재단운영을 시작하고 있다.
하동군 장학재단은 당초 기본재산을 50억원으로 목표하고 기금확보에 나서 군 출연금 45억원, 기관출연금 2억원, 재거제향우회 출연금 100만원 등 총 47억100만원으로 출범하면서 출향향우들에게까지 부담을 주지 않기로 했으나 설립당시 8%대였던 이자수입금이 현재는 3%대로 떨어져 목적하는 사업추진에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자 다시 기본재산을 100억원대로 끌어올려 그 이자로 설립취지에 따른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지난 6월부터 거군적인 장학기금 모금운동에 나서고 있다.
하동군 장학재단측은 30만 내외 군민의 관심과 참여를 위해 재외향우회와 13개 읍·면을 순회하며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지난 6일까지 군내 기관, 단체, 주민들이 3억3055만원을 출연했고 계속해 출연금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군청산하 공무원 380명은 월급봉투를 쪼개 장학금을 기탁하고 앞장서서 기금 모금에 적극적으로 나서 귀감이 되고 있다. 비록 장학재단 출범 당시엔 군의 출연금 45억원을 기본재산으로 설립됐지만 이제는 내외 30만군민 한사람 한사람이 참여하면서 하동군민의 장학재단이 거듭나고 있어 전체 군민들이 흐뭇해하고 있다.
장학재단측은 2004년도 사업예산을 2억2200만원으로 확정, 상반기에 중학생 47명, 고등학생 30명, 대학생 10명, 고교입학 우수학생 16명, 중 3년 성적 10%이내로 관내 고교진학 특별장학생 12명 등 125명에게 8950만원을 지급해 향학열기에 기름을 쏟아 부었다. 이어 하반기에도 잔여 1억3000여만원으로 장학금, 격려금, 교육환경 개선사업 등 장학사업을 계획하고 있고 사후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여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하동군 장학재단이 마음놓고 지역인재 육성에 나설 수 있는 근간(根幹)은 돈이다, 돈이 있어야만 장학재단에서 바라는대로 공부 잘하는 학생에겐 학자금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겐 연필 한자루라도 사서 손에 쥐어주면서 공부에만 전념토록 어깨를 쓰다듬어 줄 수 있다. 그러나 당초 출연금 50억원의 이자론 충분한 장학사업을 펼칠 수 없어 장학기금을 100억원대로 끌어 올려 동량 양성에 쓸려고 하나 농촌주민의 능력도 한계점에 다다랐다.
요즘 “촌놈 재산은 재산도 아니다, 도시놈 아파트 한평 값도 안되는 재산이 무슨 재산이냐”는 자조적인 속된말이 나돌면서 농촌지역 주민들의 어깨는 더욱 움츠러지고 있다. 하동군을 지키는 주민 대다수가 농민인데 그들 대다수가 일년 열두달, 365일 손바닥이 갈라지도록 농사를 지어봤자 농협빚 값기에도 부족한 것이 현 실정이다. 이같은 농민들이 아무리 내고장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장학재단에 장학기금을 출연해 봤자 새발의 피다.
출향인, 인재육성 적극 동참을
이제는 출향 향우들이 고향을 위해 적극 나서줘야 한다, 대도시에서 생활터전을 닦은 향우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고향의 장학재단에 힘을 실어줘야만 장학재단이 마음놓고 장학사업을 펼쳐 인재를 육성함으로써 인재육성으로 얻어지는 하동의 저력이 곧 향우들의 힘이며 울타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출향 향우들이 낯설고 물선 객지에서 온갖 고생을 하며 재산을 모을 때 고향땅에서 도움을 준 것은 아무것도 없었겠지만 그래도 하동에서 태어나 조상의 뼈가 묻힌 곳이므로 “고향이 어디냐”는 주위의 물음에 “내 고향은 하동이요”라고 어깨를 펴고 대답할 수 있도록 고향발전에 발벗고 나서줄 것을 부탁하고 싶다. 하동군 장학재단은 하동땅에다 뼈를 묻을 하동사람이 있는 한 영원히 가야할 것이고 또 영원히 가길 기대하는 주민들의 바람이 크기 때문에.
여명식 기자 <ymsik@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