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 교수 긴급제안>서부경남발전위원회를 구성하자
■ 서부경남발전위원회를 구성하자
-경남일보 2005년 1월 11일자
김영기〈객원논설위원·경상대교수〉
참여정부가 지방분권과 국가균형 발전정책을 패키지로 국가의 기틀을 새로 짜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성경륭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지난 연말 경남도내 언론사 간부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는 2월까지 혁신도시 및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확정하여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에 집중된 공사 등 공공부분의 자원을 지방으로 배분하겠다는 것이다.
혁신도시와 공공기관 이전을 패키지로 하여 균형발전의 거점을 설정하겠다는 것이다. 1960년대 성장거점도시와 공단설치와 같은 자원배분에서 제외된 진주의 몰락과 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서부경남발전 헛구호에 그쳐
1990년 서부경남의 낙후도 조사에 나타난 자료들을 보자. 지역 총생산에서 서부경남은 1조4990억원, 중부경남은 3조4020억원으로 약 2.3배였다. 1인당 생산액도 서부경남 150만6000원, 중부경남은 247만5000원으로 1.64배였다.
2000년대에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달라진 게 없고 오히려 격차는 확대되었다. 경남발전연구원이 경남도내 20개 시군의 재정력 지수 등 4개 지표로써 낙후정도를 정리한 자료를 보면,
●서부경남의 중심도시 진주는 10개 시 중에서 6위이고 사천은 9위이다. 그리고 10개 군 가운데서 서부경남 군들이 모두 끝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경상남도는 서부경남 발전을 말했지만 헛구호에 그쳤고 오히려 더 낙후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그런데 참여정부가 국가의 기틀을 다시 짜는 이번 자원배분을 위하여 진주와 서부경남의 누가 무슨 구상을 하고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우리의 간단한 생각에는 진주시와 서부경남 각 시군이 나섰을 것이다. 아마도 실제로 그럴 것이다. 그런데 그렇다면 이것은 뭔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어 있는 것이다.
●우선 진주시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시민들에게 털어놓고 말한 바가 없다. 물론 이 일이 주로 내밀한 로비를 통하여 이루어지므로 털어 놓을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이 또한 뭔가 정책지침에 대한 공부가 부족하고 오해하고 있는 탓이다. 중앙정부의 정책결정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구상과 정책을 각 지방이 제시하면 경쟁을 통하여 배분하겠다는 참여정부의 정책의도를 모르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읍소한다고 자원을 주는 시대가 아니다. 그뿐만 아니라 진주의 실크밸리 구상과 소싸움장 유치는 진주시의 빈곤한 기획능력을 말해줄 뿐이다.
그러면 지역사회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모두가 세상 돌아가는 추세를 모르고 깊은 잠에 빠져 있다고 보면 지나친 표현이 될까. 진주와 서부경남이라는 지역사회를 일깨워 견인해야 할 역할은 언론과 대학,
●그리고 상공계의 몫이다. 그런데 진주의 어느 언론도 분권과 균형발전에 관하여 심층적 논의나 접근을 시도한 것을 보지 못하였다. 진주의 각 대학들도 이에 관하여 학술적 접근이나 체계적 노력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으니 이 또한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오히려 지방정부와 대학은 서로 못미더워 하고 책임을 미루는 것 같다.
지역의 상공계도 신년하례회만 거창하게 하면 할 일 다 하는 것인가. 시민단체들도 자기 분야의 이익주장에 바쁜 나머지 서부경남 구상에는 의견을 내지 못하였다.
2003년 7월1일 진주포럼이 성경륭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의 초청강의를 가진 후 지금까지 서부경남을 대표하는 진주의 중요기관은 별로 한 일이 없다. 모두가 그만큼 안목도 모자라고 공부도 게을리 한 것이다. 참으로 서글프고 가슴 아픈 일이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럴 때 상투적으로 쓰는 말이
●‘늦었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이라도 뭔가 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정말 진주와 서부경남은 그동안의 홀대와 설움을 벗어 던지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서 떨치고 일어나야 한다. 좀스럽게 진주 찾고 사천 찾지 말자. 그리고 진주가 서부경남을 위하여 한 일이 없다고 원망하고 탓하지 말자. 그것은 나중에 따지기로 하고 지금 당장 뭔가 일을 벌여야 한다.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야
시장과 군수, 의회의 의장이 나서고, 대학의 총장과 학장들이 나서고, 언론사 대표들이 나서고, 상공회의소가 나서야 한다. 그리고 뜻을 같이한다면, 대표성이 있는 시민단체 대표들을 포함시켜야 한다.
그렇게 하여서 서부경남발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의한다. 여기에는 서부경남 출신으로서 경향각지에서 활동하는 인재들의 자문도 받아야 한다. 그렇게 해서 진주와 서부경남은 긴 잠을 깨어야 한다. 지금 잠깨지 않으면 정말 큰일 난다.
●발췌 국립 경상대 재경 동문 김영식
(삼성경제연구소 sericeo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