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8.24 중앙일보
제목; 반달곰 12마리 살기도 비좁은데...
국내 육상 국립공원 가운데 가장 넓은 지리산국립공원도 반달가슴곰이 살기에는 비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면적은 넓지만 횡단도로.등산로 등으로 공원이 조각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추진하는 곰 복원 사업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앙일보 취재팀이 지리산 국립공원 지도와 인터넷 자료를 바탕으로 도로와 법정 탐방로에 의한 지리산 생태계 단절 현황을 조사한 결과 공원 전체(471㎢)는 모두 24조각(평균 19.6㎢)으로 쪼개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연휴식년제나 출입금지 구역이 해제될 경우엔 31조각이 된다.
이 중 곰 한 마리가 살기 위해 필요한 최소면적인 30㎢가 넘는 지역은 세 곳뿐이었다. 지리산에는 2001년부터 반달곰이 방사되기 시작해 지금은 모두 12마리의 곰이 살고 있다.
2001년 방사됐다가 지금은 계류장에 갇힌 '반돌'은 동쪽으로는 경남 산청군 웅석봉까지, 남쪽으로는 하동군 칠성봉까지 마구 돌아다녔다. '장군'은 서쪽으로 전남 곡성군 천마산까지 진출했다. 지리산에선 휴가철.단풍철 등 많을 땐 하루에 5만 명 이상의 등산객이 몰려 곰과 사람이 마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종종 벌어지곤 한다. 더욱이 곰들은 공원 구역을 넘나들면서 꿀을 훔치거나 염소를 물어 죽이는 등 농가에 피해를 주기도 했다.
국립공원시민연대 이장오 사무국장은 "곰이 많아지면 영역 다툼을 벌이게 되고 일부는 공원 밖으로 뛰쳐나가게 돼 사람들이 다칠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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