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은 제게 너무나 큰 존재였습니다.
항상 동생을 먼저 배려해 주고 사랑으로 대해 주셨던 분이었습니다.
동생이 본가에 올 때면 항상 잘 익어 맛있는 적량 막걸리와
하동의 명물, 재첩국을 항상 준비해 놓으시는 그런 분이었습니다.
그동안은 형님이 제게 그렇게 소중한 분인 줄을 잘 몰랐습니다.
40여년을 함께 살아 왔으면서도 잘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형님은 제게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너무나 소중한 물이나
공기와 같은 분이었나 봅니다.
아직도 형님 모습이 선명하고, 목소리도 또렷이 남아 있는데
주검이 되어 버린 형님이 너무도 원망스럽고, 보고 싶습니다.
형님과 관련된 분만 만나도 이젠 눈물부터 나올 것 같습니다.
상을 치루는 동안 형님이 얼마나 큰 존재였는가를 깨달았습니다.
형님 영정 앞에서 오열하는 친구 분이나 직장 동료 분들을 보면서
형님은 저희 가족뿐만 아니라 여러 지인들에게도 소중한 분이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같이 생활하는 군청 직원 여러분들에게도 형님의 죽음은
큰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분향실에서 소리 죽여 우는 직장 선배, 동료,
후배들을 보았습니다. 형님이 좋아하던 담배와 커피도 수시로 놓고 가는
것도 보았습니다. 정말 가족과 같은 슬픔을 함께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오늘 화개 공원묘지에 형님을 묻고 왔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믿겨지지 않습니다. 억지로 믿으려고 하면 눈물만 나옵니다.
아버지를 잃은 조카들 앞에서는 강한 척을 하려고 해도 잘되지 않습니다.
너무나도 안타깝고 그립습니다.
오늘 군청 노제에서 보았던 형님의 사무실 자리는 마치 잠깐 커피
마시러간 주인을 기다리는 듯하였습니다.
이렇게 모든 것이 그대로인데 형님만 없는 현실이 원망스럽습니다.
형님! 너무 보고 싶다. 형님아!!!
하동 군청에는 너무나도 좋은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처음 보았지만 그동안 함께 살아 온 분들 같이 정이 많고,
친근감이 가는 분들이었습니다.
‘전국 공공기관 청렴도 2위‘라는 뉴스가 괜히 만들어 진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어떻게 감사를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의 형님 장례를 무사히 마치도록 애써준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아직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해 정말 감사하다는 말 밖에
못하겠습니다.
오늘 이렇게라도 표현하지 않으면 잠이 오질 않을 것 같아
이렇게 몇 자 남깁니다.
저희가 喪 중에 결례를 한 것이 있다면 이해와 용서를 해 주십시오.
제가 태어나고 자란 하동이 계속 자랑스럽도록 많이
애써 주시고 발전시켜 주십시오.
저희 형님이 그동안 해 왔던 것처럼...
감사합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형님(고 박태식)을 묻고 온 날
박 충 식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