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뉴시스】
지난 23일 지리산 청학동에서 열린 한 축제 주최측이 관광객들에게 입장료와 관람료를 무료로 하는 대신 비슷한 명목을 따로 만들어 요금을 징수한 것으로 밝혀져 '관람객 우롱' 논란이 일고 있다.
경남 하동군 청학동에서 열린 '제19회 배달성전삼성궁 개천대제, 열린하늘 큰 굿' 주최측인 배달궁전삼성궁은 평일에 받는 국립공원 입장료(1600원)와 삼성궁 관람료(1700원) 등 3300원을 무료로 하는 대신 '행사참가비'란 명목을 따로 만들어 3000원을 받았다.
대개의 관광객들은 '주최측의 배려(?)'로 입장료와 관람료를 평일보다 300원 싸게 내고 입장한 것으로 알고 있었으며 자신들이 낸 돈이 '행사참가비'란 것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이날 관광객은 1500여명이었다.
관리감독 기관인 하동군은 이같은 사실을 삼성궁측의 협조공문을 통해 알고 있으면서도 묵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번 축제 홍보를 맡은 하동군은 축제를 위한 홍보 팸플릿을 행사장과 30㎞ 이상 떨어진 하동군청 직원 일부 책상에만 놓아둔채 '관광객 100명 중 70명이 보고 버린다'는 이유로 행사장이나 매표소에서는 비치하지도 않았다.
관광객 김모씨(40.진주시)는 "이번 축제는 지난해에 비해 삼성궁에서 느꼈던 신비감이나 성스러움은 조금 퇴색한 것 같고, 좋은 축제를 보기 위한 홍보와 관람객을 위한 배려가 아쉽다"고 말했다.
관광객 김모씨(61.서울)는 참가비에 대해 "개천대제를 보러온 관광객이지, 돈을 주고 이 행사에 참가하러 온 사람이 아니다"고 불쾌해 했다.
하동군청 관계자는 "군은 이번 축제에서 홍보 이외에는 사실상 관여한 것이 없고 예산 확보도 어렵다"며 "삼성궁은 위탁운영, 행사를 자체적으로 주도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행사날인 23일은 국립공원 입장료와 관람료를 받지 않기로 했으나 관광객들이 행사에 참가한다는 뜻으로 3000원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궁 관계자는 "이번에 받은 참가비는 문화공연 참가자 초청비 등으로 쓰일 예정이며 내역은 상세히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행사에 있어 많은 금액이 소요되지만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고 행사비나 운영비 등은 십시일반으로 헌금으로 운영해 오고 있으며 일부 불만이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큰뜻으로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국내외 관광객 수 천명이 몰리는 개천예술대제는 경남 하동군 청암면 지리산 청학동에서 우리민족의 정통 의식을 재현하고 훼손된 민족 역사와 정신을 회복하기 위해 매년 개최되고 있다.
허동정기자 2mil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