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는 것은 아름답다]
연분홍 벚꽃이 떨어지지 않고
항상 나무에 붙어 있다면
사람들은 벚꽃 구경을
가지 않을 것이다
활짝 핀 벚꽃들도
한 열흘쯤 지나면 아쉬움 속에서
하나 둘 흩어져 떨어지고 만다
사람도 결국 나이가 들면
늙고 쇠잔해져 간다
사람이 늙지 않고 영원히 산다면
무슨 재미로 살겠는가?
이 세상 가는 곳곳마다
사람들이 넘쳐 나
발 디딜 틈도 없이
말 그대로 이 세상은
살아있는 생지옥이 될 것이다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해
아쉬워하지 마라
꽃도
시간도
사랑도
사람도
결국 사라지고 마는 것을
사라져 가는 것은
또 다른 것들을 잉태하기에
정말 아름다운 것이다.
-'운명처럼 다가온 그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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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녁에는 꽃소식이 무르익는데
서울은 아직 목련꽃, 개나리꽃, 산수유꽃 소식만이 전해진다.
여의천 버드나무는 이미 연두빛으로 변해 참빗으로 잘 빗어 내린 색시머리처럼 늘어져 있다.
일찍 핀 꽃이 떨어지면 또 다른 꽃이 피고 다들 제 순서를 기다리며 서둘지 않는 자연의 모습에서 인간들의 호들갑에 부화뇌동하지 않는 기다림을 배운다.
그 화려한 봄꽃들도 때가 되면 사라질 것이다.잠시 아름다운 세상에서 행복했었노라 말하면서...
무상하게 살아지는 것은 무엇이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