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고 총리가 기자들과 호프집에서 미팅을 가졌다죠?
오십세주, 백두산주.. 뭐 그런 새로운 즉석제조주가 많지만, 이날, 그들이 마신 술은 금고 두둑하신 분들이 마시는 양주도 아니고
또 바쁘신 검사님들이 드시는 폭탄주도 아니고, 설중매와 산소주의 칵테일인 ‘설산주’라고 하더군요.
박정희 전대통령의 폭탄주처럼 무슨 음주 쇼~~냐 하고 생각하실 분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고 총리가 제조방법과 숙취가 없다는 상세한 설명까지 덧붙이며 직접 제조하신 그 ‘설산주’가 그저,
사적인 음주 취향 차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 설중매 혹은 소주, 특히 설중매는 맘껏 즐기기엔 조금 부담이 되죠. 인정하시죠?
그래서 ‘설산주’는 그냥 칵테일 혹은 그냥 폭탄주가 아니라
더 정확하게 말하면 정치적 사회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득권과 가뜩이나 안 좋아지는 내외 정세에 하루하루 생활에 찌들어가는
민중들과의 행복한 만남처럼 보인다고나 할까요?
뭐, “오바다~~”라고 말씀하셔도 어쩔 수 없지만, ‘설산주’에 개인적인 저의 바람을 소박하게 담고 싶을 뿐입니다.
제발, 정치하시는 분들. 술 뿐만 아니라, 눈과 코와 귀를 모두 동원해 서민들의 생활 깊숙하게 내려오시어 이라크로 파병되는 병사들과 그의 부모님,
취직 못해 속 타는 젊은이들, 하루 매상에 피마르는 재래 시장통 상인들, 참고서 살 돈에 발 동동 구르는 주부들, 그 애절하고 힘겨운 마음 속으로 들어와 주세요.
뇌물이다 뭐다 저들끼리 억 단위로 돈 나눠먹는 정치에 신물 느끼게 하지 말고, 제발 눈높이 정치 해주시길 바랍니다요.
더불어, 돈의 무게로 위화감 느끼게 만드는 서울 저~~쪽 부자님들, 양주잔 든 손을 놓고 ‘설산주’ 함께 드셔봄이 어떠신지?
한 시대에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숨결을 같이 느껴보고 싶군요.
네, 이상으로, 저의 서글픈 소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