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윤상기 군수님, 그리고 관광진흥과 이충렬 과장님
화개에 사는 청년입니다.
한해동안 코로나확산방지에, 수해복구에 애쓰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군수님이하 여러 직원분들이 애쓰신 덕에 안전하고 편안한 한해였습니다.
저는 고향인 화개에 돌아온지 3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부족함없이 이곳이 내가 살 곳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보면, 하동이 좋은 곳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제가 정착하여 가정을 꾸리고 살기에 좋은 곳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지금 하동지역은 '하동알프스프로젝트'로 갈등에 휩싸였습니다.
찬성과 반대 현수막, 그리고 찬성과 반대 주민들 간의 반목으로 평화로운 하동 지역은 아릅답고 정겨운 자연환경에 비해 주민들이 살기에 조금은 어려워지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아직도 주민의견수렴과정이 몇번의 설명회로, 의견수렴과정은 찬성과 반대 입장이 있다는 것만 확인하고 의견수렴을 했다는 거짓말로 '알프스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한번 살펴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갈등이 지속된다면 군청 직원들과 주민들, 주민들과 주민사이에서 불신이 쌓인 결과로 행정의 비효율과 주민간의 소통 부재로 차후에 좋은 사업들도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있을것입니다. 여론을 무시하고 이러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군민들을 향한 폭력행위를 계속하는 것과 같습니다.
며칠 전 기획재정부에서 주도한 '한걸음모델 회의'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하는 논의결과를 알려왔지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저명한 전문가들과 정부부처에서 함께한 회의에서 합의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 것은 어쩌면 본 사업에 문제점이 많거나, 현재 상황에 맞지 않기 때문일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사업을 계속 추진하게 되면, 많은 위험을 무릅쓰게 되는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동이 알프스가 되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제가 만나본 하동 사람들은 아름다운 하동에서 살고있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살고있습니다. 이미 지금까지 잘 지키며 가꿔온 하동이 주민들의 100년 1000년의 먹거리라는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있습니다. 전세계에서 한국의 위상은 이미 엄청나게 달라져있습니다. BTS가 빌보드차트 1위를 석권하고, 한국의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습니다. 전염병이 창궐했을 때에도 K방역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렸습니다. 이미 한국은 스위스 못지 않게 잘사는 나라입니다. 이제 하동은 지리산의 하동일 때가 되었습니다. 하동알프스 프로젝트는 하동 군민들의 자긍심을 빼앗는 사업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올해는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어느 때보다 많이 느끼는 한해였습니다. 신종 바이러스의 창궐은 인간이 자연을 개발하면서 야생동물과의 접촉이 많아졌기 때문이고, 기후 위기로 인해 알프스의 빙하는 매년 녹아서 스위스 융프라우요흐 산악열차의 상품가치도 7년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더구나 2030년까지 탄소배출을 줄여서 기온이 1.5도이상 높아지지 않도록 해야, 인류가 지구에서 생존할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화개장터가 물에 잠기고 여러사람을 고통에 휩싸이게 했던 섬진강 홍수는 어쩌면 경고가 아니었을까요. 계속해서 우리는 자연에 의지해 살아갈 수밖에 없는데, 이것을 파괴하고 돈을 벌면 우리는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하동은 하동으로써 충분한것 같습니다.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것은, 어떻게 돈을 벌어서 먹고살까가 아니라 어떻게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하동에 계신 노인과 장애인의 문제, 하동에 사는 소박한 청년들이 어떻게 어울리며 살아갈지, 여성들이 안전하게 살아가는지, 좁은 지역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어떻게 혹한기와 혹서기를 견디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올 한해 애쓰셨고 더욱더 잘사는 하동에 대한 염려가 깊은 것으로 압니다. 현 시점에서 우리가 잘사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겠습니다. 1000만명이 하동에 오는 일보다 5만명 조금 안되는 하동사람들의 행복이 더 중요한 것은 아닌가 합니다. 하동 알프스 프로젝트는 아쉽지만 그만 접고 하동사람들의 행복을 챙기는데 조금 더 힘을 쓰는 것은 어떨까요.
겨울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