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역사문제 2-1.
필자는 얼마 전 ◆고구려 역사문제(정부와 학계에 드리는 말씀.)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바 있다. 작금의 매스컴에 화두로 떠오른 한중간의 고구려 역사문제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 문제로 우리정부는 중국정부에 시정을 요구하였으나 거절당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1.
문제는 고구려 유적의 세계문화유산에 등제됨을 계기로 터졌다.
문제가 터졌는데도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엉뚱한 일로 여야가 파당을 지어 삿대질만 할 뿐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다가 사건의 심각성이 부각되면서 급기야 허둥지둥 뒷 북을 치기 시작하였다.
이번의 사건은 다만 고구려의 고대사를 중국에 빼앗긴다는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물론 중국이 고구려 역사를 먹으려는 데는 다양한 속셈이 있겠지만 그 검은 뱃속을 추론하는 일은 학자들에게 맡기고 필자는 하나의 가정으로 그 뱃속을 짚어 보고싶다.
우선 중국의 뱃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우리는 잠시 티베트를 만나 보자.
티베트는 7세기 무렵, 그 세력이 강성하여 트리송 대 첸(755~797)왕은 당시 세계 최강 당나라의 수도 장안까지 점령하기도 했었다. 티베트의 세력에 골머리를 앓든 당은 이들을 회유하기 위하여 태종 정관 15년(641년) 황제의 딸을 티베트 왕에게 바치기도 하였다.
역사의 물결을 타고 티베트의 세력은 점차 약화되고 18세기 후반에는 영국과 러시아가 티베트를 먹으려고 설치다가 실패하기도 하였다.
2차대전이 끝나고 1949년 중국 전역을 장악한 중공군이 1950년 10월 티베트를 먹어 버렸다.
일본이 한반도를 침략하는 구실에는 임나 일본부라는 역사의 허구가 있다.
임나일본부설(任那日本府說)은 4세기 중엽부터 6세기 중엽에 이르기까지 약 200년간 일본이 임나일본부라는 통치기관을 두어 한반도 남부를 식민지로 경영했다는 학설로 일본이 한반도를 침략하기 위해 날조한 학설로 알려져 있지만 일본은 지금도 이 날조학설을 우기고 있는 실정이다.
만약 중국이 고구려역사를 자기들 역사로 만들어 버리고 고구려가 자기나라의 변방이었다는 학설을 날조하여 고구려사가 중국사에 편입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북한은 지금 경제파탄으로 국가파산의 지경에 다가서 있다.
경제파탄이나 또 다른 문제로 국가 혼란상태가 발생하여 중국에 도움을 요청하고 중국군이 북한에 주둔하여 일본이 임나 일본부를 핑계로 한반도를 넘보듯이 중국이 고구려가 중국이라고 우기면서 평양이북의 고구려 고토를 중국에 편입시켜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통일이고 나팔이고 완전 닭쫒던 개 꼴이 되어버린다.
이 얼마나 소름 끼칠 이야기인가?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해법은 그리 간단치가 않다.
우선 만만디 중국 곰이 허둥거리는 한국을 우습게 보는데 있다.
뿐만 아니다.
그들은 동북공정(東北工程) 프로젝트라는 깃발을 달고 대대적으로 역사 조작에 들어갔다.
쉽사리 물러설 것 같지가 않다.
오늘의 중국은 어제의 중국이 아니다.
그들이 우리의 소리에 귀 기울이려 하지 않는다.
문제는 아마도 장기전으로 들어갈 모양이다.
우리도 이제부터 버둥거릴 일이 아니라 차분히 시작할 일이다.
역사전쟁은 이제부터다.
필자는 우선 중국과의 역사전쟁에 3가지 전략을 세워 본다.
1. 국가적 차원의 고구려역사 연구.
2차 세계대전과 해방을 거쳐 1970년대와 80년대의 산업화 과정을 거쳐 우리는 겨우 끼니걱정을 면할 정도로 경제는 발전 되었다고 하지만 개혁되고 혁파되어야할 사회적 문제는 산적되어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역사 바로 세우기문제는 작금의 국회에서도 등장한 모양이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수준 미달이다.
겨우 친일 반민족행위 진상규명 어쩌구 하는 미세구조에 불과하다.
우리의 현실에서 보자면 다양한 사회문제 중에서도 특히 학술적 역사연구는 변두리로 밀려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부 학자들에 의한 학회 중심으로 연구는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 수준은 미미할 뿐이다. 특히 그 중 고대사 연구는 방치되어있는 수준이다.
작금에 일어난 고구려 역사 문제 뿐만 아니라 고조선이나 부여나 발해의 역사는 황무지 상태다.
고려나 조선의 역사는 비교적 잘 정리되어있다고 보여지지만 아직도 일제가 주물러 만든 식민사관의 유물들로 쌓여 있다.
일본수상이 야스쿠니를 방문하면 후다닥 놀란 듯 한바탕 발끈하고 며칠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는 안 된다. 고조선 역사부터 시작하여 일제의 침략과 그들의 만행의 역사를 샅샅이 밝히고 우리의 독립운동사까지 아울러 재 정립할 필요가 있다.
고구려 역사왜곡문제가 터져도 팔짱만 끼고 있던 정부가 발끈한 여론에 못 이겨 중국정부를 찾아가서 몇마다 하고는 무안만 당하고 돌아왔다.
더욱 웃기는 것은 정치권이다.
與다 野다 판짜기로 삿대질로 날을 보내던 정치권이 갑자기 고구려 역사문제가 터지자 발끈하면서 사태의 본질은 외면한 체 고구려 유적답사를 한답시고 중국으로 유람(?)을 떠났다.
자신들의 경비로 갔는지 국비유람인지는 모르지만 그래서 뭘 어쩌겠다는 건지.
한나라당 의원들이 우루루 떼를 지어 떠나자 열린당, 나도 질세라 우루루 떼를 지어 또 떠난다. 과연 어떻게들 처리하려는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제 끼니걱정을 조금 비켜났다면 서둘러 역사를 정립할 때가 된 것이다.
중국의 동북공정을 능가하는 대단위의 프로젝트를 만들어 대한민국의 역사를 차제에 확실하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 팔만대장경이나 한글창제에 버금가는 국가차원의 역사정립을 말이다.
우리의 역사연구나 역사교육의 현주소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과연 누가 보아도 훌륭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정립되어있는가?
다행히 "노대통령, 한·중·일 역사 포괄적 연구 지시"라는 보도도 나왔다.
정부의 대응책도 초기의 감정에서 점차 이성을 찾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역사 문제는 단기적 대응 보다는 장기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정치적,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학술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정부 당국자의 말도 있었다.
중국과 역사전쟁을 하려면 우선 우리의 안을 정비하는 것이 순서다.
2. 중국학자와 한국학자간의 공동연구.
이번사태의 중국측 태도는 미온적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웃기네.." 정도라고나 할까?
"지방정부가 하는 일인데 중앙정부가 어쩌란 말이냐?" 정도다.
그리고 이런 말을 했다고 전한다.
『중국측은 “고구려사 문제를 단순한 학술문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역사를 왜곡할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하며, “이 문제가 양국 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학술기관 간의 연구를 통해 해결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필자는 이 말에 유의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중국과의 역사문제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그러나 되돌아 보면 일본과의 역사전쟁은 해방이 되면서 시작 되었다고 보아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별 진전이 없다.
다만 한일간에 교과서 문제가 터지면서 정부 차원의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가 발족된 모양인데 그 실적은 별로 알려지지 않고있다.
어차피 중국은 우리와의 대응에 소극적이고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우리만 삿대질하고 감정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은 이 또한 우스운 일이다.
중국은 이 문제에 적극적일 이유가 없다.
우리만 바글바글 끓다가 시간이 가면 양은남비는 금방 식어 버릴 것이다.
국회는 또 "언제 그런 일 있었당가?" 하면서 여야가 삿대질을 해댈 것이다.
감정을 앞세워 발끈하는 성질만 부릴 일이 아니다.
우선 중국이 말한 대로 정부주도의 학술적 연구기관을 만들고 이 기관에서 합의 도출된 역사의 진실만을 저술을 하던, 교과서를 만들던 하면 될 일이다.
고구려 역사문제는 학술적으로 한국역사임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지, 핏대 올리면서 삿대질만 해 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좀더 냉정하고 이성적이어야한다. 중국 정부에는 왜곡시정을 끊임없이 촉구하고 중국의 역사논리가 얼마나 허구적인가를 밝혀 스스로 부끄럽다는 사실을 자각하게하는 것이 중요하다.
3. 범 지구적 홍보.
작금에 벌어진 고구려 역사문제 뿐 아니다.
독도문제나 동해의 표기문제, 그리고 한국의 본질적 역사를 세계적으로 홍보 할 필요가 있다. 세계적인 모든 역사학회, 특히 동양사를 전공하는 연구기관에 우리의 역사를 알리고 바로잡는 것이 선결과제다.
몽골, 러시아와 연대하여 고대사를 연구하고 중국을 포위하고 압박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만리장성 이북의 고대사를 논할 자격이 없는 나라다.
탄탄한 한국사를 각국어로 번역 출간하여 중국의 역사조작행위와 그 허구성을 만방에 배포하자. 세계사의 중앙에 고구려사를 포함한 한국사를 각인 시켜 나가자는 이야기다.
고구려사 문제가 대두되면 세계사의 벽촌에 숨겨졌던 우리의 역사는 세계사의 본 무대로 등장 할 것이고 세계인은 흥미롭게 지켜 볼 것이다.
국회는 고구려 유적답사라는 핑계로 유람만 다닐 것이 아니라 역사의 본질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여야 할 것이다.
후세를 위한 문화유산의 차원에서 새로운 "대 한국사"를 만들고 세계만방에 알리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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