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섬진강 생태학교(1기)를 다녀와서
지금 제 기분은 정말 오랫만에 만난 연인이 회포를 풀고 이별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하루하루를 설레이며 지내는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왜 제가 이런 말을 하느냐 하면,
섬진강 생태학교에 갔다온 느낌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히힛!~~~
못믿겠다구요?
그렇다면 꼭 섬진강 생태학교를 다녀와 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딸아이와 제가 도착한 시간은 12시! 약속시간보다 무려 3시간이나 일찍 왔답니다.
저멀리 담당하시는 분이 보시고는, 잠깐만 기다리시라고 하시고는 바로숙소를 주셨습니다.
그방에서 바라다 보이는 수련원의 정경은,
학창시절 학교에 일찍 등교하여 친구들이 누가 먼저 오는지 기다리고 있는 아이의 심정 그 자체였답니다.
악양의 푸른 하늘, 나무, 새소리, 바람소리, 가끔씩 들려오는 차소리,경운기 소리...
그렇게 살짝 잠이 들었나 봅니다.
사람들이 하나둘 모였고, 우리들은 자연스럽게 이상윤 선생님이 인도하는대로 천천히 걸어가며 차잎도 따고 밀밭도 보고 밀도 그슬려 손으로 살살 비벼 먹어 보기도 했답니다.
전국각지에서 이렇게 사람들이 모여 조근조근 뭔가를 하고 소곤소곤 소담을 나누는 이런 모습이 정말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나요?
누군가와 이렇게 말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들 모두 전생에 이곳에서 살던 사람들 아닌가요?” 라고요*^^*
넉살좋게 생기신 이원규 시인과의 이야기는 정말 참 많은 것을 다시 한번 다른시각에서 생각해 보는 시간이였던 것 같습니다.
좀더 젊었더라면, 그 시인의 오토바이 뒤에 올라타고 긴 머리를 휘날리며 “오빠! 달려!~~”
라고 외치는 망상을 그리기도하며... 후훗...
아침에 하는 백배절하기와 명상은 종교와는 거리가 먼 누구나 해 볼만한 것이였습니다.
아이들과 버스를 타고 옛날 소풍으로 가봤던 그 섬진강가에서 경조개랑 재첩을 캐어 보고 새소리도 듣고 동물들의 발자국도 맞춰보며 발가락사이 사각이는 모래소리를 들어보는 소중한 시간이였습니다.
갑자기 들리는 경비행기의 소리에도 혹하지 않고 손 흔들어 주는 여유가 생기기도 하구요.
최참판댁과 조씨생가등은 그냥 그랬어요.그치만 누마루에서 들려주신 선생님의 이야기가 더 맘에 와 닿았답니다.
저녁식사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둘러앉아서 그리스와 우리 태극전사의 축구경기응원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멋진 추억이 되었습니다.누군가가 스코어까지 맞추더라구요*^^*
하동녹차체험관에서의 녹차체험은 아이들에게는 소중한 체험거리로 남을 것 같습니다.
체험관 옆 원두막에서 이번 섬진강 생태학교에서의 느낌들을 말하는 시간들은
비록 생태학교를 마치고 나면 다람쥐 체바퀴처럼 살아갈 우리들이지만,
이번 기회가 너무나 소중한 것이였다는 것을
그래서 지금 우리의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었던 시간이였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들의 아이들이 앞으로 어떤 환경과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서로의 이야기들을 공유해 보는 시간이였던 것 같습니다.
2010섬진강 생태학교를 주관하시고 고생하신 모든 선생님들에게 큰박수와 머리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지키고 사랑하고 가꾸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하동이 행복한 삶을 꿈꾸고 그렇게 살아가는 아름다운 곳이란 생각이 듭니다.
혹시!~~~어디 빈집 없습니까? 하동으로 이사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