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기 싫은 여름도 이제는 시원한 가을한테 양보를 하면서 멀리 떠나고 이제는 시원한 계절인가 봅니다. 다름이 아니라 산돼지 때문에 글을 몇 자 올립니다. 해년마다 제가 경운기를 몰고 밤 산에 가서 밤을 주워 옵니다. 그러나 오래는 생각지 못한 산돼지가 밤을 주워 먹고 또 농부들이 비지땀 흘려가면서 흙에 속고 속아가면서 가꾸어 놓은 곡식, 채소, 과일 등 모조리 심술쟁이처럼 못 쓰게 만들어 놓고 산으로 올라갑니다.
오늘도 제가 밤 산에 올라가니까 궂은 밤은 안 먹고 크고 좋은 밤만 주워 먹고 산으로 올라가고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빈손으로 한숨을 쉬면서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정말로 시골에 물가는 자꾸 올라가고 농부들이 지어 놓은 농사는 값없이 떨어지고 누가 농사를 마음대로 짓고 하겠습니까? 생각만 해도 한숨이 쏟아지고 피가 토해 내듯이 가슴이 무너져 내리고 뜨거운 눈물만 가슴속으로 삼키고 해야 합니다. 오래는 산돼지조차 농부들을 괴롭히고 합니다.
이 글을 보는 사람들마다 남의 일이 아니다 바로 내 일처럼 생각하면서 농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 주세요. 그럼 아름다운 가을을 향해 좋은 일이 있기를 빌겠습니다.
돼지
김 회 운
개는 맛있는 고기나
음식을 먹고 한다.
그러나
돼지는 똥도 먹고
사람 못 먹는 것도
먹는다.
돼지는 먹고 난 뒤
세월 가는 줄도 모르고
냄새 나는 그 자리에
눕는다.
또!
배가 고프고 하면
똥도 주워 먹기도
한다.
{악양 분 회장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