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4일 새벽 쏟아지던 비가 간만의 언니들과의 여행을 알기라도 하는 듯 환한 얼굴을 드러냈다.
숙소는 지리산. 15일 아침 길가 예쁜 꽃들에 감탄사 쏟으며 맑은 공기 다 삼킬듯이 들숨 깊이 쉬어 드디어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의 `토지`의 주인공인 서희와 길상의 하동 최참판댁에 도착!
규모가 만석군 집 다웠다.여기 저기 추억을 담으며 사랑채에 들어가 대청마루에 그림처럼 앉아 계신 명예참판님을 만나 사진은 물론 생각지도 못한 한시와 시조를 들을 수 있는 선물을 받았다.
운무에 싸인 산들과 평사리 넓고 고요한 들판을 두르고 듣는 한시와 시조는 시간을 멈추게 했다.
뿐만 아니라 사랑채에 문이 뒤채를 향해 하나 더 있는데 그 이유는 부모님을 언제라도 보살피려는 의도의 문이라고 해서 효도문이라고도 한다고 하는데, 뒷방 늙은이라는 말은 뒤채의 의미를 모르고 하는 얘기라고한다.새삼 효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귀한 시간을 갖는 중 녹차중 첫물차인 우전을 맛보여 주셨는데 정말이지 제대로 맛을 느껴 보았다.
찻잔을 굳이 씻어놓고 가겠다고 우겨 바로 보이는 수돗가에서 닦는중 돌 위에 놓았던 찻잔이 굴러 떨어져 있어서는 안될 일이 벌어졌다.
깨뜨렸다고 이르는 언니에 참판님한테 죄송한 마음에 미리 혼내는 언니에 . .
죄송한 마음에 찻잔을 들고 벌서는 시늉을 했더니 참판님 말씀이 명언!
`찻잔 지가 굴러서 떨어져 깨진거지` ㅋ
무거운 마음의 짐을 내려놓게 해 주시는 한마디가 감사하고 죄송하고^^
이제 `하동`하면 생각나는 곳이 최참판댁 그리고 참판님과 한시,시조 그리고. . .
찻잔이 생각날것 같다.
좋은 추억 가슴에, 눈에 담아 온 여행중 진한 스토리였답니다.
경암 정상욱 명예참판님~
담에 가면 다시 볼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