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청천병력 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오랜시간 병원에서 투병생활을 해오신 장모님이 얼마 남지 않으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새하얀 흰머리에 깊은 주름의 검버섯 얼굴 등까지 굽어 당신의 나이보다 더 나이들어 보이는 외모
어릴적 부모님을 여의고 혼자 자란 저를 편견없이 받아들여 주신 소중한 분이라서 마지막을
그냥 병원에서 마감하게 해드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마음으로는 잘 해드린다고 잘 해드리겠다고 몇번이고 다짐하면서 표현도 잘 못하고 늘 죄송했습니다.
와이프와 상의 후에 3일정도 시간을 빼서 천천히 좋은 경관도 보여 드리고 평소 좋아하시던
해산물도 드실 수 있도록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은 여행을 출발 했습니다.
첫날 여행시에는 호미곶 등대와 경주 불국사도 가고
둘쨋날엔 부산 용두산 공원과 와이프의 당숙부가 사시는 거제도도 가고 차량을 오래타서 힘들지는
않으실까 싶어 일반적으로 사진만 찍으러 다니는 강행군 관광보다 정말 경치를 즐기고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여행을 즐기실 수 있도록 해드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당숙부님 댁에서 하루를 지내고 진주에서 촉석루를 구경 후 와이프 추천으로 하동에 드라마 토지 촬영지로 가던 도중 목적지에 거의 다 도착해 가던 중에 그만 장모님께서 차안에서 실례를 하시고 마셨습니다. 성인용 기저귀를 착용하시고 계셨지만 목적지에 다가와서 조금만 더 가면 된다며 발걸음을
서두른게 화근이 되었던게지요. 길가에서 수습할 상황이 아닌듯하여 주민분들에게 물어보니
면사무소 근처에 목욕탕이 있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차안에서 실례를 하신터라 바지도 엉망이고 냄새도 나서 혹시나 입장을 거절당할까봐 마음졸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어서들어오셔서 씻기시라며 버선발로 나와 반겨주시고 분뇨가 묻은 바지와 옷은 자신이 빨아줄테니 주시라며 가져가서 세탁까지 해주셨습니다.
사위인 저도 냄새때문에 인상이 절로 찌푸려졌는데 불쾌한 기색 하나 없이 오히려 웃는 낯으로 반겨주셔서 오히려 당황스러웠습니다.
와이프와 장모님이 탕안으로 들어간 후 나오신 손님 중에 한분이 목욕탕 사장님이 평소에 봉사활동 같은것도 많이하고 작년말에 모친상을 당하셔서 그런지 어르신들에게 잘하신다며 다른 목욕탕을 갔으면 못들어 오도록 했을지도 모르는데 여기로 오시길 잘한거라며 말씀해주셨습니다.
다른 손님들이 불편을 겪을수도 있는데 너무 미안하고 고마웠습니다.
몇일전에 장모님의 49제가 끝나고 이젠 와이프와 저밖에없지만
그때의 고마움과 감동은 아직 잊혀지지않았기에 조만간에 다시 방문하도록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