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군민 자치대학을 가는 길이었다.
송림을 지나서 보니 탑인 듯 한, 건축물이 눈에 들어 온다.
얼핏 보니 아마도 하옹촌 마크인듯 했다.
자치대학에 도착하여 강의가 시작 되기 전에 그 것에 대해 물어 보니
갈마산 하동공원에서 송림으로 이어지는 다리란다.
그렇게, 송림으로 내려가 백사청송의 강변을 따라 철교 방향으로 가면,
이쁜 조명과 벤취를 거느린 분수대가 있어서
밤에는 더위를 식히며 감상하기에 더 좋을 거라며,
신기마을까지 무려 2km 정도나 되는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어 운동하기에도 좋다고 한다.
음.... 언제 함 가 봐야지.... 하다가
엊그제 저녁에 둘째 아이를 데리고 더위를 식힐겸 하동엘 갔다.
시원한 냉면을 맛나게 먹고 그 다리에 가까이 가자니
색 고운 하옹촌 마크가 멋드러진 조명을 곁들인 채, 젤 먼저 눈에 들어 온다.
관문 하나 없던 하동에서 이렇듯 이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 역할을 착실히 할 듯 하다.
어!! 그런데, 무언가 달라 보였다.
기존의 육교는 아주 많은 계단이 있고, 경사가 심하여 다리가 성한 사람들이나 다닐 수 있는 육교였다.
그런데,.. 이 육교는 계단이 없다.
그러고 보니, 꼬마를 태우고 자전거를 타고 올라 오는 사람도 있고
이내 하동공원으로 올라가는 운동복 차림의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자전거가 올라 올 수 있다면, 유모차나 휠체어도 올라 올 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자,
아!... 그렇구나.
장애우와 사회적 약자층을 배려한 시설이구나... 싶었다.
그동안은 계단식이어서 함께 오를 수 없었던 육교를
이젠, 이 길을 통해 너와 내가 아닌,... 우리가 되어 함께 걸어 갈 터이다.
나는 육교를 오르다가 걸음을 멈추었다.
지난 날, 내가 서울에 있었을때,....
그 수많은 육교를 오르내리면서도 이 육교를 올라 오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아마도,...... 그 때는 철없는 십대여서 나 보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나
이해의 품이 그리 넉넉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제 나이가 들어 주변을 조금씩 돌아 보려 하지만, 그 노력이 미흡함을 깨달으며
고개를 들어 육교를 살펴 본다.
'그래. 참 잘 만들었구나. 참 잘 한 일이야.' ..........
우리는 흔히 정치를 하는 분들이나 단체의 장들이 때만 되면 하시는 말씀 중에,
'더불어 사는 사회!!' 를 외치는 경우를 종종 답습하듯 보아 왔고 또 그렇게 들어 왔다.
이제, 목청만 높이는 구호가 아니요, 멈춰 있는 사고가 아니라,
느리지만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깨어 있는 사고로 실천하는 관심과 배려야 말로,
진정으로 "더불어 사는 사회" 를 만들어 가는 절대적인 동력이요, 필요불가결한 요소인 것이다.
그간,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누리고 혜택 받아 온 만큼,
장애우나 사회적 약자층이 누려야 할 자유와 권리가
아직도,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에서 부족한 점이 없지 않지만
지금, 이만큼 이라도 실천할 수 있었던 것에 박수를 보내며,
다리 한 가운데에 마치, 자유의 여신상인냥 우뚝 서서
발아래 무섭도록 질주하는 차량들을 내려다 본다.
장애우들께서도 그간, 다소 위협이 되었을 저 차량들을 이 자리에 서서
내려다 보신다면, 그 감회가 지금 나의 이 감상과는 또 다르지 않을까 ...
진즉에, 당연히 누리고 품었어야 할 응당한 감회인 것을........
앞으로도 더많은 관심과 배려로 군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기를 소망하며
링컨 대통령의 명언을 한가지 떠올려 본다.
타인의 자유를 부인하는 자는 그 자신도 자유를 누릴 가치가 없다. -링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