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야생차문화축제 `성료`
궁중 차 문화 재현 등 관광객 눈길
`왕의 녹차 녹색 풍류`를 슬로건으로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열린 제16회 하동야생차문화축제의 대표 프로그램 `대한민국 차인 한마당`과 `섬진강 달빛차회`가 전국의 수많은 차인들이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야생차문화축제 4일째인 지난 7일 오후 2시 차 재배지 하동 화개면 축제 주 무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차인 한마당은 왕에게 차를 올리고, 왕이 차를 하사하는 궁중의 차 문화가 재연돼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재)명원문화재단과 (사)한국다도연합회가 공동주관한 차인 한마당은 장엄한 궁중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무대 중앙에 위치한 왕에게 차를 올리는 진다의식(進茶儀式)을 시작으로, 왕이 손님들에게 차를 접대하는 접빈다례(接賓茶禮),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다양한 차를 맛보게 하는 들차 체험 등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차를 진상 받은 왕이 하동지역 차 생산농가 대표 10명에게서 직접 차를 내리는 퍼포먼스를 재연해 관광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전국의 유명차회 회원 3,000여명과 경주ㆍ대구ㆍ목표 등 전국의 각지에서 참여한 200여석의 들차회가 마련돼 다양한 차와 다식을 맛보는 색다른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들차회는 들이나 강, 산 등 아름다운 자연에서 찻자리를 펼쳐놓고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차를 함께 나누는 우리나라의 전통 차 문화의 하나다.
수원의 한 다도반에서 회원 40여명과 함께 온 이원희 씨는 "왕에게 차를 올리고 하사하는 궁중의 차 의식을 직접 보게 돼 이채로웠다"며 "들차회에서는 대구의 보이차 맛을 봤는데 차 맛도 차 맛이지만 차 시배지 화개동의 아름다운 자연에서 차를 마시니까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악양면 평사리공원 은빛모래밭에서는 물과 불과 바람이 있는 `섬진강 달빛차회`가 펼쳐져 장관을 연출했다.
섬진강 달빛차회에는 전국의 차인과 국내ㆍ외 관광객 1,000여명이 참석해 은은한 달빛 아래에서 남녀노소가 하나 되는 차의 향연이 펼쳐졌다.
무대 위에서는 감미로운 가곡과 시낭송, 25현금의 이중주가 흐르고, 때론 열정적인 사물놀이와 환상적인 샌드 애니메이션, 서예 퍼포먼스가 펼쳐져 관광객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달빛 차회에 참석한 박대영씨(49,창원시 용호동)는 "많은 축제를 다녀봤지만 이렇게 강변의 달빛 아래에서 자연을 벗 삼아 모든 관광객이 차를 나누며 하나 되는 광경은 처음"이라며 "야생차축제의 대표 프로그램답게 축제의 정수를 보여주는 품격 높은 행사였다"고 말했다. /창원일보 여두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