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하늘은 구름 한 점 없고, 세상은 정결한 여인의 눈빛처럼 아름답게, 보며, 장마를 무색케 합니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의 깊이만큼이나 내 마음의 빈자리가 크게 다가옴은 왜인 지요? 그건 바로 내 어머니, 그 분의 빈자리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언제까지나 나와 함께 하실 것만 같았던 어머니께서 지난 2월 9일 큰 병원에 가서 진찰만 하고 오겠다며 막내 여동생이 살고 있는 수원으로 향하셨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2번의 수술과 입원이라는 현실 앞에 서셔야 했습니다. 하얀 피부에 적당히 살이 있어 보기에 아름다우셨던 나의 어머니께서는 마른 명태처럼 야우어 가시며 어머니를 바라보는 날 슬프게 하십시다. 그 날 이 후 난 아버지와 단 둘이서 생활하며 평소에 나와 전혀 상관이 없었던 밥하는 일이며, 빨래 그리고 청소를 도맡아 하게 되었습니다. 4월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농사철이 시작되어 이틀에 한 번씩은 아버지와 함께 산에 올라가서 고사리를 꺾고, 보리타작 그리고 모판 장만 등 등 정말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다 매실 딸 때에는 일꾼들을 고용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설상가상이라고 했던가요? 논일을 모두 마치고 이제 모내기만 하면 되는 어느 날 논일을 모두 마치고 이제 모내기만 하면 되는 어느 날 이번엔 아버지께서 경운기 사고로 하동삼성병원에 입원하시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눈앞이 캄캄해지며 여자처럼 엉엉 울고 싶은 솟구쳐 올라지만 나 스스로 다짐을 했습니다. 나보다 더 불편한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하면서 좌절하지 않고 희망과 용기를 삶을 살아가기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날 용감하도록 내 버려두지만은 않았습니다. 일꾼들 데리고 마지막으로 모내기를 하고 빈 모판을 경운기에 싣고 집으로 돌아오니, 이번에는 큰 소가 고삐가 떨어져 나 가 외양간을 억만 칭찬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정말이지 소리내어 엉엉 울고 싶은 기분이었습니다. 차를 몰고 철물을 향했습니다. 철물점에 가서 도래를 사 와서 소를 매어 놓으며 또 다짐을 했습니다. 나보다 더 불쌍한 사람들도 힘들게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꿋꿋하게 살아야지" 라구요. 그러나 언제나 다짐으로는 만사가 잘 되어 가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어머님께서 곁에 계실 때에는 아무턴 문제가 되지 않았던 일들을 염려하는 내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까마다 아무 생각 없이 먹던 반찬도 이제는 걱정거리로 다가오고 간혹 하동읍에나 가서 사 가지고 오거나 식당 하는 친구가 챙겨 주기도 하지만 장남으로서 어머님 병원비 한번 제대로 챙겨 보내지 못하고 동생들에게 부담을 줘야 하는 일도 솔직히 내게는 무거운 짐입니다. 나의 이러한 형편을 알고 장애인 사무실에서 성금을 해 주셨지만 , 그들의 그 따뜻한 마음은 오히려 내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어머님의 빈자리를 채우기 무던히도 노력 해 보았지만 그 빈자리가 채워지지 않고 이렇듯 찬바람만 부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그 자리는 어머님이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되 돌아오셔야 채워 질 듯 합니다. 어머니! 속히 회복 되셔서 집으로 돌아 오셔서 다시 한 번 이 가정을 행복과 웃음으로 채워 주시길 바랍니다.
어 머 니
어머니!
당신은 젊고 젊을 때
저한테 모든 것을 투자했습니다.
이제는 깊어 가는 이름 모르는
세월 속에서
병과 싸움을 하는 모습이
너무나 가슴이 찢어 질 듯이
아파 옵니다.
헤아릴 수 없는 흰머리
마른 몸
굵고 주름진 손마디
생각을 할 때 가슴이 무너져
내립니다.
늘 당신한테 받기만 하고
저는 아무것도 준 것이 없고
사랑한다는 말조차 못 했습니다.
어머니!
지금 당신이 병원에 가고 난 뒤
집에 찬바람만 불어 오고
슬픔만 가득 차 있습니다.
빨리 회복을 되찾아
집안에 웃음이 넘치고
행복을 찾아 주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