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교육청 장학사 김여선입니다.
우리교육청은 2006학년도 역점사업으로 "책사랑 구례인"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주일에 1권 1년에 60권 이상 읽기(11160운동)운동을 벌이고, 각 학교마다 독서습관 형성및 독서의욕 고취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요.
우리교육청에서는 이렇게 독서교육에 심혈을 기울이는 학교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 주5일 수업제 프로그램과 병행하여 오늘 초등학생 40명을 대상으로 독서체험학습을 실시하였구요.
그냥 평사리 최참판댁, 토지문학관을 탐사해버리는 정도로 체험학습을 실시한다는 것은 너무 무의미할 것 같아 미리 하동군청에 알아보니 자원봉사자들이 안내를 해준다는 말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평사리에 도착하니 솟을대문 앞에 예쁜 우산을 받쳐든 자원봉사 국계형 선생님이마치 한폭의 그림처럼 서있었습니다.
그린듯한 미소와 함께 다소곳한 절로 맞이하는 모습이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무엇보다도 평사리의 건물구조들에서 엿볼 수 있는 우리 조상의 슬기와 넉넉한 배려, 긍지를 담아 우리가 문서를 통해 볼 수 없었던 이면들을 이야기해 주니 귀가 솔깃해 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낮은 굴뚝의 유래, 서희가 머물렀던 별채의 연못에 담긴 사연, 서당, 안채에 얽힌 여인들의 4대 생애, 들문의 슬기,행랑채에서 바라 본 풍요로운 무딤이들, 부부소나무.........예전에도 세번이나 가보았던 평사리였지만 오늘 따라 유난히 서희가 곁에 있었고, 우리들이 토지의 주연들이 된 듯 했지요.
우리 학생들은 인터넷, 디지털 문화에 익숙해서인지 몇몇 아이들은 시큰둥하기도 하고,안내에 집중하지 않아 전 애가타기만 했고 중간중간 학생들을 엄하게 하여 주의를 환기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다음 코스인 순천 중앙서점으로 가는 길에 학생들에게 안내받은은 내용을 물으니 한명도 빠짐없이 대답을 곧잘하더군요.
최참판을 실제 인물화하여 재현해 놓은 것을 보았을 때는 하동군청의 관광기획에 대해서 감탄이 우러나왔습니다. 정말 주어지는 여건의 관광시대가 아닙니다. 역사 속의 관광, 세계속의 관광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적인 조류에 대한 마인드로 충분히 군정을 하시는 하동 군청에 경의를 담고
무엇보다도 오늘 시종일관 우리 조무래기 학생들, 지도 선생님들을 배려하며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기 위해 귓속말로 속삭이시며, 사뿐사뿐 나비처럼 걸어서 다정하게 이야기를 해주시던 국계형 선생님이 지금도 눈앞에 아른 거립니다.
우리 학생들 역시도 오늘의 멋진 체험을 잊지 않을겁니다. 아니 더 나아가서는 박경리 선생님보다도 더 훌륭한 작가가 나오리라고도 기대합니다. 국계형 선생님도 보셨을겁니다. 시종일관 눈빛을 반짝이며 한 마디라도 더 들으려고 노력하던 몇몇 아이들의 눈빛을.......
운치를 더해주었던 늦봄비가 국계형 선생님의 겨자색 옷매무새와 살포시 짓던 미소를 더욱 선명하게 돋보여 주었던 날이었습니다.
가까운 날에 같이 했던 기념촬영 사진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정말 오늘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