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으로 피해 학생이 사망하거나 자살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학부모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갈수록 지능화하고 대담해지는 학교폭력을 미리 막는 법은 없을까. 안심하고 학교에 다닐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얼마 전 부산 G중학교 교실에서 한 학생이 같은 반 급우에게 맞아 사망한 사건이 발생해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와 같은 학교폭력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그 심각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집단 따돌림, 왕따가 두려워 자살한 학생이 있는가 하면, 한 초등학생이 자신의 바지에 물을 흘렸다고 상대방 학생을 칼로 찌른 사건도 있었다.
요즘은 ‘왕따’보다 더 심한 ‘갈굼’이라는 것도 있다고 한다.
이는 신체적인 폭력뿐 아니라 정신적, 언어적으로 상대방을 괴롭히는 것이다.
약점을 잡아 괴롭히던 피해 학생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면 사이버 공간에까지 쫓아가 괴롭힌다는 것이다.
이제 학교는 더 이상 안전한 곳이 아닐까?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를 학교폭력에서 지켜낼 수 있을까?
세심한 관찰과 대화로 초기에 막아야
한국청소년보호위원회의 한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초·중·고생 5명 중 1명이 구타나 욕설 등 학교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왕따’는 조사대상자의 7% 정도가 경험해봤으며 학년이 낮을수록 피해 경험이 더 많았다. 이제 학교폭력과 ‘왕따’가 남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학교폭력과 ‘왕따’ 문제를 해결하기 힘든 이유는 상황이 심각해진 후에야 뒤늦게 그 사실이 밝혀지고 부모들이 알게 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왕따’를 당하거나 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이 창피하고 수치스러울 뿐 아니라 보복이 두려워 부모나 선생님에게 이 사실을 숨기게 된다.
따라서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자녀를 유심히 관찰하고 많은 대화를 나눠보아야 한다. 감정적이고 직설적으로 ‘왕따’를 당하는지 혹 맞은 적은 없는지 물으면 아이는 곧 마음을 닫게 된다.
요즘 기분 나쁘거나 힘든 일은 없는지 우회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아이가 평소와는 조금 다른 행동양상을 보인다면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세심히 살펴보아야 한다. 다음과 같은 행동을 보이면 학교폭력을 의심해봐야 한다.
▶몸에 다친 상처나 멍 자국이 자주 발견되어 물어보면 그냥 넘어졌거나
운동하다 다쳤다고 답한다.
▶비싼 옷이나 운동화 등을 자주 잃어버리거나 망가뜨리는 경우가 있다.
▶교과서나 공책, 일기장 등에 ‘죽어라’ 또는 ‘죽고 싶다’와 같은 폭언이나
자포자기 표현이 쓰여 있다.
▶용돈이 모자란다고 하거나 말없이 집에서 돈을 가져가는 경우가 있다.
▶풀이 죽고 맥이 없거나 식욕이 통 없다.
▶두통, 복통 등으로 몸이 좋지 않다고 하며 학교에 가기 싫어한다.
▶친구, 선배들에게 전화가 자주 걸려오거나 통화한 후 외출을 자주 한다.
▶갑자기 성적이 떨어지고 전학을 보내달라는 말을 자주 한다.
▶멍하니 있다가 뭔가 심각하게 골똘히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학교생활, 교우관계 등 자신의 신변에 대해 대화하기를 회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