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초등학교 6학년에 다니는 아들이 있습니다. 얼마전 학교에서 연락이 와서 가 보니 아이가 수업시간에 돌아다니는 문제를 두고 선생님과 언쟁을 벌였다고 합니다. 사실 애가 뭔가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못하게 하면, 자신이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리적으로 따져서 저를 설득합니다. 저는 아이의 그런 면을 바람직하다고 여겨서 오히려 장려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아이의 그런 행동이 문제가 되나 봅니다. 또한 애가 학교에서 툭하면 친구에게 입에 담지 못할 심한 욕을 하고,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고 해서 골치거리라고 합니다. 하지만 집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껏 아이가 집에서 욕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또 동생도 잘 보살피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참 착한 아들입니다. 아이를 어떻게 지도해야 하나요? --------------------------------------------------------------------------------------------------------------------------------------------------------------------------------------------------------------------------------------------------------------------------------------- 답변) 부모로서 아이가 문제아 취급 받는 것이 무척 속상하시겠습니다. 한편으로는 학교에서 아이의 나쁜 점만 골라서 보거나 혹은 선생님이 아이를 잘 못 다루고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여집니다. 첫째는 아이가 어떤 행동을 보이든 현재 선생님과의 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부모님이 선생님과 적극적으로 대화를 나누시고 협의하는 노력을 보이셔야 합니다. 선생님과의 적극적인 대화에는 선생님이 아이를 객관적으로 볼 것을 촉구하는 전략적인 요청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선생님에게 아이가 어떤 식으로 선생님의 심사를 거스르는지 자세히 관찰해서 기록해 주기를 요청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선생님으로 하여금 아이의 부정적 측면에만 관심을 두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러한 요청을 하지 않더라도 현재의 상황상 선생님은 계속 아이의 부정적 행동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선생님에게 그런 요청을 하게 되면 선생님으로서는 아이의 행동을 의식적으로 관찰하게 될 것이고, 자신의 기록이 완전히 감정에 치우친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한 것임을 보이려 노력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곧 선생님에게 아이의 행동을 더 숙고해 볼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수집된 아이 행동에 대한 자료는 아이와의 대화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말하자면 아이에게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이 되는 이유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하고 보다 바람직한 행동 대안을 생각해 보도록 지도할 수 있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집에서 아이에게 합리적인 권위에 복종하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합리적인 권위에 복종하는 것은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는 규칙입니다. 아이가 자신의 논리를 갖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부모에게도 부모의 논리가 있으며, 아이 자신의 논리 이상으로 강력한 힘을 지닌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부모의 논리가 아이의 논리에 의해 쉽게 파괴되지 않아야 합니다. 아이가 자신의 논리로 설득하면 부모의 애초 결심이 쉽게 흔들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부모님은 부모님으로서의 논리를 분명히 전개하시고 아이가 이에 따르도록 하는 것이 아이에게 합리적인 권위에 복종하도록 가르치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