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저는 초등학교 6학년과 1학년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선생님, 우리 큰 아이가 집에서 어린 동생을 심하게 때린다고 해서 걱정입니다. 우리 부부는 같이 장사를 해서 집에 늦게 오기 때문에 그 동안은 잘 몰랐습니다. 그냥 '잘 지내겠지'하고 생각했는데, 며칠 전에 앞집 아주머니가 우리 큰 아이가 작은 애를 그렇게 때린다고 말해 주더군요. 매일 작은 애 우는 소리가 들린다고요.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났습니다. 두 아이의 나이 차가 많이 나기 때문에 큰 애가 작은 애를 잘 돌보고 있을 거라고만 생각했거든요. 작은 애한테 슬쩍 물었더니 엄마한테 얘기하면 형이 가만 안 두겠다고 했다면서 울더군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큰 애를 불러 놓고 소리를 질렀더니 동생이 자기 공부하는 걸 방해해서 몇 대 때린 것뿐이라고 발뺌을 하는 거예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선생님, 저 좀 도와 주세요. ---------------------------------------------------------------------------------------------------------------------------------------------------------------------------------------------------------------------------- 답변) 갑자기 듣게 된 아이들의 싸움 이야기에 얼마나 당황하셨어요. 큰 아이에게는 어린 동생을 잘 돌봐 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겠지요. 그래서 더 많이 실망스럽고 화가 났을 것입니다.
자, 어머님. 우선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큰 아이가 어떤 계기로 어린 동생을 때리게 되었는지 하나하나 이야기를 들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짜고짜 ‘네가 형인데 동생을 잘 돌보기는커녕 때린다는 게 말이 되냐?’라고 몰아세운다면, 큰 아이는 더욱더 동생에 대한 미움이 커질 것이거든요.
또한, 6학년이라는 나이는 친구 관계가 중요한 시기랍니다. 그런데 혹시 큰 아이가 또래와 어울려야 할 때에 동생을 돌봐야 하는 너무 과중한 책임을 맡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어머님은, 형이 동생을 보살피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겠지만, 큰 아이가 겪는 심리적인 부담과 불편함은 분명히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동생만 없으면 내가 편하게 친구들과 놀 수 있는데…….’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자신의 잘못된 일에 대해서는 모두 동생 탓으로 돌리게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무엇보다도 먼저 어머님께서는 큰 아이의 심정을 충분히 들어 주고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네가 얼마나 화가 났으면 그랬겠니? 그런데 뭐가 그렇게 화가 났었니? 엄마는 이 때까지 하나도 모르고 있어서 정말 놀랐거든.’ 이런 식으로 아이가 느끼기에 ‘우리 엄마는 내 편이구나.’하고 안심을 시켜 주는 것이 필요하지요. 그런 다음에 ‘네가 화가 난 것은 이해하지만, 그렇게 동생을 때리는 걸로 해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합니다. 아이는 지금쯤 이 사실을 들켰기 때문에 자신이 엄마한테 미움을 받을 거라고 불안해하고 있을 테니 이제부터의 어머님 태도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