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우리 딸은 중3 입니다. 그렇게도 어리게만 여겼던 딸 아이가 길에서 남자 아이랑 둘이 꼭 붙어서 걸어가는 것을 봤어요. 너무 놀라서 아는 채도 못 하고 그냥 지나쳤어요. 아이에게 무슨 말인가를 해주고 싶은데, 무슨 말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리고 별 일은 없을까요? ---------------------------------------------------------------------------------------------------------------------------------------------------------------------------- 답변) 어리게만 여겼던 딸아이가 길에서 남자아이랑 꼭 붙어서 걸어가는 것을 보셨다니, 많이 놀라셨겠습니다. 아이가 남자친구를 사귄다는 내색을 한번도 안했나 보군요. 정상적으로 성장하는 청소년들은 누구나 이성교제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마련입니다. 이제 사춘기도 되었고, 서서히 성에 대해서 눈을 뜨면서 이성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은 점점 더 커져 가지요.
인간은 어렸을 때부터 애정을 갈구하면서 자랍니다. 만 5세 정도가 되면 남녀간의 신체적인 성차를 의식하기는 하나 초등학교 1-2학년까지는 남녀 구별없이 서로 잘 어울리다 3-4학년쯤에는 이성친구와 놀면 같은 또래로부터 놀림감이 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5-6학년이 되면서는 이성에 대해 좋은 감정이 싹트기 시작해서 이성이면 무조건 호기심을 갖게 됩니다.
보통 부모님들은 자녀가 이성교제를 하는 것을 알게 되면 걱정을 많이 하십니다. 혹시 이성에게 지나치게 관심이 집중되어 공부를 소홀히 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가장 많습니다. 이처럼 이성교제 때문에 성적이 계속 떨어진다면 거기에 찬성할 부모는 없습니다. 그러나 부모로부터 독립심을 느끼며 이성에게 호기심을 갖는 것은 이 시기의 아이들이 갖는 기본적인 정서입니다. 물론 청소년들이 이성교제를 한다고 해서 누구나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정서적인 상태나 성향에 다라 이성교제의 영향은 다르게 나타나며, 성적이 오르는 예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물론 잘못된 이성교제를 일찍 시작해 아이들이 그릇된 방향으로 나가게 되는 일도 많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아이들의 순수한 감정 자체는 존중해 주셔야 합니다. 아이들이 이성에게 관심을 가지고 서로 손을 잡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부모님께서 이성교제에 대해서 무조건적인 부정적 시각으로 억압하는 태도를 가지면, 자녀가 이성교제와 관련한 문제가 생겼을 때 혼자서 처리하느라 힘들어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모님께서는 길에서 보게 된 딸아이의 모습을 이야기하면서 아이가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부드러운 분위기와 수용적인 자세를 보여주셔야 하겠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바 있지만, 서로에 대해 너무 집착하다 보면 공부나 친구들에 대해 소홀히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중, 고교시절은 배움의 시기입니다. 즉, 이 시기에는 공부만이 아니라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정신을 함양하는 중요한 때라는 것입니다. 이때 둘이 마나는 이성교제로 인해 시야를 막는 것보다는 여럿이 어울려 대화와 놀이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성장기에 있는 자녀들에게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청소년기는 여러 활동을 같이 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이성 스타일이 어떤 사람인지 탐색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성과 친구관계를 유지하며 여러 친구들과 잘 적응한 청소년은 이후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원만히 할 뿐만 아니라 결혼 적령기가 되어 배우자를 선택할 때에도 좋은 상대를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갖게 되므로, 부모님은 자녀의 이성교제에 되도록 긍정적인 자세로 주의깊은 관심을 기울여서, 때로는 자녀의 이성문제를 함께 풀어 나갈 수 있는 파트너가 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청소년기에는 동성이든 이성이든 친구를 통해서 사회구조를 배우고 사회적 행동을 넓혀 나갑니다. 친구는 자아개념의 형성이나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친구들로부터 인정받는다는 사실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확립하게 해 줍니다. 친구 선택의 지도에 있어서도 부모의 일방적 의사나 조건에 따르라고 하지 말고, 자녀와의 대화를 통해 친구들의 세계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