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제 딸은 지금 중 3인데, 예전엔 그렇지 않던 아이가 중학생이 된 후로는 말이 매우 거칠어 지고 엄마에게 대들기도 할 뿐 아니라 동생들에게도 말을 거칠게 합니다. 요즘엔 딸과 대화를 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처음엔 그저 말이 거칠고 엄마 말을 잘 듣지 않는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아예 대화를 하려고 조차 안하고 제가 무슨 말만 하면 화를 내거나 집을 나가거나 대답도 하지 않습니다.
딸이 엄마에게 대드는 것도 물론 화가 나는 일이긴 하지만 지금 제 고민은 어떻게 하면 딸과 대화를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도대체 엄마랑은 대화를 하려고 조차 하지 않으니 뭐가 불만이어서 그런 것인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가끔 딸이 그런 말이 하는데, 저랑은 말이 안통하고 제가 말하는 방식이 싫다고 합니다. 저는 엄마와 딸이 나란히 걸어가면서 오손도손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제가 딸과 대화가 통하는 엄마가 될 수 있을까요? 딸이 엄마는 늘 기분 나쁘게 말한다고, 그래서 말하기 싫다고 소리를 지른 적이 있는데, 그 때 저도 딸에게 화를 냈었는데 지금은 그런 말조차 하지 않으니 더 걱정이 됩니다. 사실 저도 딸에게 제 마음을 잘 전달하지 못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답변) 어머님이 참 어려운 상황에 있으신 것 같군요. 말이 안 통한다고 화를 내는 딸이 밉상일 수도 있을 텐데 이렇게 딸과의 대화를 시도해 보고자 하시니 우선 격려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딸도 어머니의 이런 마음을 안다면 태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소년과 부모 사이에는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어찌 보면 가장 가까운 사이일 수도 있겠으나 서로가 생활하는 상황이나, 흥미나 관심거리, 이해의 폭 등이 다르고 또한 청소년기의 독특한 특성들이 그들과 부모 간의 관계에서 더욱 많은 노력을 해야만 하도록 만들기도 하지요.
어머님은 지금 자식과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아 고민 중에 있으시니 자녀와의 대화방법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지요. 자녀와의 대화방법 이라고 하니 의아해 하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자식과 얘기하는데 무슨 방법이 있는 것인가 하고요. 그러나 자녀와 대화를 잘 하는 데에도 방법이 있답니다.
첫째, 비록 자녀가 옳지 못한 행동을 했더라도 부모는 자녀에게 자극적인 말이나 행동을 자제해야 합니다. 부모가 자제해야할 언어의 예를 들자면 ''너 같은 놈은 내 자식도 아니다'' , ''너 마음대로 살아봐라'', ''너 없으면 내 속이 시원하겠다'' 등이 있습니다.
둘째, 자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보기도 전에 무시하는 어조로 욕을 하거나 때리지 않아야 합니다.
셋째, 평소에 자녀의 불만과 스트레스에 관심을 갖고 잘 들어주며, 자녀의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자녀의 이야기를 잘 듣기 위해서는 편안한 자세로 진지한 태도로 자녀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일단 자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으며, 중간에 자녀의 말을 자르지 않아야 합니다. 또한 다 듣고 난 다음에 자녀의 이야기를 부모가 정리하면서 제대로 이해했는지 자녀에게 확인해 보고 자녀의 생각이나 말 뒤에 묻어있는 감정을 읽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요즘 뭐 힘든 점 없니?'', ''요즘 네 안색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구나. 무슨 고민 있니?'', ''열심히 해도 성적이 잘 오르지 않는 것이 속상한가 보구나'' 등이 있습니다.
넷째, 자녀의 문제행동에 대해 부모가 쉽게 흥분하거나 불안해하지 말고 자녀의 변화에 대해 함께 진지하게 이야기해 보는 것입니다.
다섯째,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늘 기대와 요구사항이 다를 수 있기때문에 둘 사이의 타협이 필요한 경우가 많으므로 자녀-부모의 협상, 대화 조정, 완곡한 거절 등의 방법이 요구되기도 합니다. 타협하는 방법은 부모의 생각에 자녀가 반발할 때 부모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는 것, 자녀가 만족할 수 있는 대안들을 제시하고 이를 같이 검토해 보는 것, 부모나 자녀 어느 한쪽이 지나치게 불만스럽게 되는 것을 피하는 것, 가능하면 양쪽이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세우는 것 등이 있습니다.
처음엔 누구나 위에 열거한 것처럼 말하기가 어려울 것이고 늘 항상 그렇게 말하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그리고 반드시 어떻게 대화해야 한다는 법칙 같은 게 존재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자녀의 입장이 되어서 어떻게 엄마가 말해주는 것이 더 좋을지 생각해 보고, 만약 더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고 생각되시면 그대로 해보시면 되는 것입니다. 또한 평소 어머니가 딸에게 어떻게 말씀하시는가를 잘 회상해 보시고 딸의 입장에서 이런 말을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일까 생각해보시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어머니도 어떤 식으로 말하는 것이 말은 듣기 좋고 혹은 듣기 싫듯 자녀 역시 듣기 싫은 말과 듣기 좋은 말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좋은 말일지라도 잘 전달하지 못한다면 그 말의 의도가 왜곡될 수도 있지요. 아마도 어머니의 말씀들이 그런 것들이었을 것입니다. 모두 자녀를 위해 하는 말들임에도 자녀에게는 잘 전달되지 않는.... 자녀와의 대화방법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시고 어떻게 앞으로 딸과 대화를 해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머니가 아이와 대화를 하기 위해 위에 열거한 것을 비롯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해 나가신다면 좋을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꼭 기억하셔야 하는 것은 한 번쯤 딸의 입장에서 어머니 본인의 말을 들어보고 점검해 보시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