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저는 중학교 2학년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아이 이름은 OO이입니다. 근데 OO이 때문에 고민이 있어서 이렇게 상담을 드립니다. OO이는 요즘들어 부쩍 동성친구들과 너무 어울려 다닙니다. 아이가 공부도 안하고 친구들하고 놀러만 다녀요. 우리 아이는 그렇게 노는 걸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어떻게 된 것이 요즘에는 학원도 빠지고 독서실에도 가보면 없을 때가 많고 그래요. 제 생각에는 2학년 들어 사귄 친구들이 너무 이상한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놀기 좋아하는 애들 때문에 아이가 바뀐 것 같아요. 그리고 점점더 OO이가 그 친구들 없으면 큰 일이 날 것처럼 그 애들에게 의존하고 있는 것 같아요. OO이가 작년에는 그래도 괜찮은 애랑 사귀었는데 그 애들하고 놀면서 이상해졌어요. 놀러다니기 좋아하고, 저한테 거짓말도 하고, 옷상표도 따지고 다 전에는 없었던 모습이에요. 제가 그 애들하고 놀지 말고 좋은 친구를 사귀라고 얘기하면 애가 화만 내고 저하고 말도 하기 싫어합니다. 어제는 그 애들하고 어울리다 늦게 집에 왔길래 또 한마디 했더니 소리지르며 신경질을 내서 제가 너무 놀랬습니다. OO이를 자꾸 불러내고 노는 그 친구들이 원망스럽고 화가 나서 죽겠어요. 속이 상합니다. 제 생활은 안하는 채 애들하고만 몰려 다니려고 하는 혜정이를 그냥 보고만 있어야하는 것인지 어떻게 해야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답변) OO이 어머니의 얘기 잘 들었습니다. OO이가 제 생활은 소홀히 하면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러만 다닌다는 생각에 걱정을 많이 하고 계신 것 같아요. 그리고 OO이가 그렇게 다니는 것이 OO이 스스로가 그렇다기보다는 친구들을 잘못 사귀어서 그렇게 된 거라고 생각하시니 그렇게 생각이 들면 친구들이 원망스럽기도하고 그 친구들에 대해서 화가 나실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어머님과 OO이와도 요즘 사이가 많이 안 좋아지신 것 같아요. 얘기도 잘 안되고 아이가 이야기하려고 하지도 않고 오히려 화내고 소리지르고 신경질적으로 대하니 말입니다. 어머니도 많이 답답하시고 특히 어제는 많이 놀라셨던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자면 어머님의 심정이 참 여러모로 불편하시겠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OO이 어머니와 비슷한 문제로 자녀관계와 아이에 대해 상담을 원하시는 분들의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우선 사춘기 아이들의 특성을 좀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중학생정도 되면 아이들은 또래집단에 강한 애착을 보이게 됩니다. 아이들은 서로 털어놓지 못할 비밀이 없고 서로간에 심리적으로 깊은 관계여서 관여하는 정도가 매우 깊습니다. 그래서 그런 비슷한 발달과정을 거쳐가는 단짝 동성친구를 통해서 자신이 성장해가면서 경험하는 것들을 같이 공유하고 고민할 수 있는 적절한 대상을 두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동성친구들과 어울리며 그들만의 "독특성"을 유지시키려고 하고 그러다보니 유행하는 옷을 함께 입으려하거나 같은 상표의 옷을 입고 싶어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에 대해 민감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OO이가 친구들과 어울리려고 하는 것들을 어느 정도는 이 시기에 아이들이 보이는 특성으로 이해하시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만약 어머니를 속이면서 또는 학교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아이가 친구들과 밤늦게까지 돌아다닌다거나 불건전한 놀이를 하고 다닌다면 그것은 실제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기를 OO이가 어머니를 속이기도 한다고 하셨는데 혜정이가 어떤 거짓말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단순히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어쩌다가 거짓말을 하는 경우와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꾸며대는 것은 조금 다릅니다. 순간을 모면하는 것보다는 습관적으로 하는 경우가 좀더 심한 경우이죠.
우선은 OO이가 현재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왜 그러는지는 잘 살펴보아야겠습니다. OO이가 친구들과 어울려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도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정말 이상한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인지, 아니면 단지 친구가 좋아서 함께 있으려고만 하는 것인지 잘 판단해 보아야합니다. 또 자기의 생활을 소홀히 하고 있다면 어느정도인지 모르겠습니다. 또한 생활에 대한 중요한 지표가 되어 줄 수 있는 것은 학교생활이 정상적으로 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만약 학교 생활이 정상적이지 않다면 좀 곤란할 것 같습니다.
그럼 친구들에게 의존해야만 되는 것은 왜 그럴까요? 정말 마음이 허하고 외로워서 일수도 있고, 그것보다도 아이들과 어울리고 노는 것이 즐겁고 거기에 휩쓸리기 쉬운 성격때문에 그럴 수 있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두가지 다 일수도 있습니다. 마음이 외로워 친구들에게 의지하는 경우라면 원인은 친구들로부터 받을 수 있는 관심과 사랑이 주관심이 되기 때문에 친구들과 함께 있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과도하게 그런 경우, 집에서는 OO이가 어떻게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지와 관련될 수 있어요.
아이들에게 동조하는 경향이 큰 경우에는 자신의 생활을 일차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기보다 남들과 조화하려고 하고 순응하려고 하는 것이 우선이 될 수 있어요. 이런 경우에는 이런 특성에 대해 충분히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의 상황에서 어머니께서 OO이에게는 좋은 친구가 되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OO이와 이야기하실 때 일방적으로 비난하거나 질책하는 방식은 당분간 피해주십시오. 비난과 질책은 아이들과 편안하게 이야기하고 아이들이 변화하는데는 별로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우선 OO이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고 이해를 하면서 아이가 스스로 잘 분별하고 판단할 수 있는 면을 키워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어머니께서 아이와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고, 혼자서 힘드신 부분은 그때그때 전문가와 상담을 해보시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