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저희 아이는 지금 초등학교 5학년에 다니고 있습니다.
제가 집에서 아이의 학습을 많이 도와주고 있는 편인데, 아이가 모르는 것을 제가 말로서 설명을 해 주면 잘 이해를 하지 못하고 금방 잊어버립니다. 그런데 그림을 그리거나 표를 그리거나 종이에다 설명하는 것을 쓰면서 설명을 하면 쉽게 이해를 하고 이렇게 기억한 것은 좀처럼 잊어버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공부하는 것이 아직까지는 공부를 하는 데 지장은 없지만 혹시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가서 성적이 떨어지는 원인이 되지는 않을지 걱정입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이렇게 공부하도록 지도를 해야 하는지, 아니면 힘들더라도 들으면서 공부하는 것을 훈련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답변) 어느 연구에 따르면, 우리 인간은 가만히 앉아서 듣기만 하는 것보다는 직접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함으로써 더 많이 배운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자녀들이 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때에는 대부분 듣기를 통해서 교육을 받습니다. 실제로 학교에서 수업하는 것을 보면, 배우는 사람은 학생들인데 말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은 학생이 아니라 선생님입니다.
이처럼 우리 나라의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이 듣는 것으로 대부분의 수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많은 학부모들은 수업을 잘 듣는 것이 공부를 잘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수업을 잘 듣는 것은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이기는 하지만 잘 듣는 것만이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닙니다.
무엇을 배우는 능력이나 속도, 깊이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납니다. 또한 배우는 스타일 역시 사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즉, 누구나 성장 단계는 비슷하지만 배우는 스타일은 저마다 다르게 타고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배우는 스타일에 따라 가르치는 스타일도 달라져야 합니다. 배우는 스타일은 움직이는 것을 통해서 배우는 스타일, 만지는 것을 통해서 배우는 스타일, 보는 것을 통해서 배우는 스타일, 듣는 것을 통해서 배우는 스타일 등 여러 가지 스타일로 나누어집니다.
자녀에게 공부 훈련을 효과적으로 시키려면 부모님께서는 자녀의 배우는 스타일을 잘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학교 선생님들은 이런 배우는 스타일을 잘 알고 있지만, 한꺼번에 여러 학생들을 가르치기 때문에 일일이 신경을 쓰지 못하고 지나가는 수가 많이 있습니다. 부모님들이 모두 학교 선생님들이 하듯이 자녀를 훈련시킬 수는 없지만, 이런 차이점을 알고 자녀를 지도하면 훨씬 효과적으로 지도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그렇게 하다 보면 자녀들도 부모님께서 자기를 이해하고 있다고 느끼게 될 것입니다.
배우는 스타일에는 크게 네 가지가 있습니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 스타일이 있지만 가장 일반적인 네 가지 스타일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움직이면서 배우는 스타일이 있습니다. 이것은 주로 나이가 어린 아이들에게서 볼 수 있는 스타일입니다. 이런 스타일의 자녀들은 동물원이나 박물관 같은 데에 자주 데리고 다니거나, 방학을 이용하여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서 여행을 통한 배움의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도로시 해밀은 어려서부터 한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성격이었다고 합니다. 도로시의 부모는 이 부산한 아이가 그것 때문에 자신감을 잃지 않게 하려고 도로시가 다섯 살이 되던 해부터 피겨 스케이팅을 가르쳤습니다. 온몸을 움직여야 하는 피겨 스케이팅이야말로 움직이기 좋아하는 도로시에게 알맞은 운동이었던 것입니다. 도로시 해밀은 부모의 노력 덕택에 결국에는 이 분야에서 눈부신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둘째, 만져서 배우는 스타일이 있습니다.이 스타일에 해당하는 자녀들은 장난감 놀이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움직이면서 배우는 스타일의 자녀를 지도하는 방법을 같이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이러한 스타일의 자녀에게는 만지고 놀 수 있는 여러 가지의 것들을 많이 구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들어서 배우는 스타일이 있습니다. 이 스타일에 해당하는 자녀들은 자주 음악을 틀어 준다거나 사람의 목소리가 녹음된 테이프를 들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특별히 음악에 재능이 있는 자녀도 이 스타일에 해당하지만, 수업을 요령 있게 듣는 자녀나 말을 잘 하는 자녀도 이 스타일에 해당합니다.
넷째, 눈으로 보고 배우는 스타일이 있습니다. 이 스타일에 해당하는 자녀는 그림을 그리게 하거나 책을 읽게 해도 좋고 표본 같은 것을 제작하게 하는 방법으로 지도해도 좋습니다.
인간의 발달 과정을 놓고 보면 첫째 스타일에서부터 시작해서 넷째 스타일까지 차례대로 발달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어느 하나가 전혀 발달되지 않는다든지 발달이 늦는 수도 있습니다. 이런 자녀는 이 네 가지 스타일에 해당하는 방법을 함께 모아 훈련하면 효과적입니다.
예컨대, 책을 앞에 두고 읽게 하면서 동시에 녹음기로도 책에 쓰인 내용을 다시 한번 들려주는 식으로 훈련하면 됩니다. 읽고 듣기를 하면서 동시에 몸을 움직여서 행동으로 실연해 보거나 글로 쓰면서 배우게 하면 더더욱 효과적인 학습이 될 것입니다.
자녀의 배우는 스타일은 자녀가 성장함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므로 부모님께서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자녀가 현재 자신의 배우는 스타일로 공부를 잘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 자녀가 수업시간에 듣는 것을 잘 하기를 원하신다면 예습을 철저히 하도록 지도하십시오. 아무리 들으면서 배우는 것을 어려워하는 학생이라도 예습을 철저히 한 수업에 대해서는 이해를 잘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