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학교 4학년 남자 아이의 엄마입니다. 우리 아이 문제는 도무지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늘 숙제는 했는지, 준비물은 다 챙겼는지 일일이 제가 챙기지 않으면 까먹기가 일쑤입니다. 전 아이를 엄하게 키운다고 노력했는데, 같이 사시는 시어머님께서는 ‘아직 앤데 뭘 그러냐?’고 아이 편을 드십니다. 남편도 내버려 두라고만 해요. 전 아이가 더 자라기 전에 버릇을 고쳐 놓고 싶습니다. 선생님, 어떻게 하면 자율적이면서 책임감이 있는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요? --------------------------------------------------------------------------------------------------------------------------------------------------------------------------------- 답변) 상담실에 찾아오시는 많은 부모님들이 어머님과 똑같은 넋두리들을 합니다 . 그러면서 숙제하기, 세수하고 양치질하기, 귀가 시간 지키기, 알림장 잘 써 오기, 컴퓨터 게임하기 등등의 일상 생활에서 부모님과 자녀 사이에 끊임없는 실랑이가 벌어지게 되지요.
초등학교 4학년의 나이라면, 자기 숙제는 스스로 챙기고 방 청소 정도는 할 수 있는 나이라고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습관이 이 때까지 자연스럽게 몸에 배었는가의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부모님들은 어느 순간까지는 아이가 어리다고 생각해서 모든 것을 뒷바라지하고, 도와 주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이제부터는 아이가 철이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손을 떼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이때까지 한 번도 안 해 본 일을 척척 하게 되기란 쉽지 않겠지요. 게다가 끊임없는 야단과 잔소리를 들으면서 행동을 고치기란 더욱 어려운 일일 겁니다.
자,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부모님이 기대하는 행동을 자녀의 몸에 배게 하기 위한 장기적인 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겁니다. 첫 번째로는 부모님의 모범(modeling)이 필요합니다.
부모님이 가정에서 솔선수범해서 책임감 있고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면 자녀에게는 중요한 학습 경험이 되는 것이지요.
이를 위해서는 시어머님과 아버님, 어머님의 자녀에 대한 태도가 모두 동일한 것이 좋습니다. 아이의 교육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가족들이 모여서 의논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조금씩 조금씩 습관을 들여 가는 인내심을 가져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부터 한두 가지 정도를 목표로 삼아서 자녀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오.
이 때 기억할 것은 목표를 잡을 때 아이와 함께 계획을 세우는 일입니다. 부모님이 아무리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해도 아이가 원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실패할 테니까요.
세 번째로는 ‘야단치기’보다는 ‘칭찬하기’를 더 많이 사용하셔야 합니다. 부모님이 기대하는 좋은 행동을 했을 때 칭찬을 많이 해 주면 그 행동은 자연스럽게 아이의 몸에 배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