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들이 16세 때 등교 거부, 가정내 폭력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20세인데 외출도 거의 하지 않고 계절이 지난 과일을 사내라고 하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합니다. 또 기분이 나빠지면 집에서 폭력을 휘두르기 때문에 무섭습니다.
<상담>
아드님의 문제가 단지 가정내 폭력의 문제인지, 다른 정신질환에 의한 것인지는 의사의 진단이 필요하겠지만 여기서는 일단 가정내 폭력으로 생각하고 답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출생 후, 하루하루 성인이 되는 준비를 한다고 볼 수 있으며 몇 회의
'반항기'를 거쳐 성인이 됩니다.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때쯤까지 최후의 반항기를 지나면 성인이 되는 준비가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녀들은 이 시기에 자신은 어떤 인간인가에 대해 내면적으로, 또는 주위의 친구들과 비교하여 심각하게 생각하고 고민합니다.
그러면서 의식적으로 자신을 정리하고 완성하는 노력을 합니다.
이 나이에 이르면 그들은 말도 잘하게 되고 체력도 길러지므로, 그들의 행동에 대해 부모는 조금은 겁이 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성인이 되는 조건은 자립성, 자율성 및 사회성을 스스로 갖는 것입니다.
건강한 성인이 되기 위해서는 신체적,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희노애락을 조절하며
정신적으로 자신을 통제할 힘을 가져야 합니다.
또 대인관계를 원만히 하고 집단생활에 참가하여 적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이 시기에 성인이 될 준비가 불충분하거나 부모나 주위의 어른들이 잘못 대할 때
등교거부나 가정내 폭력 등의 문제행동을 일으키기도 하고 열등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물론 사회와 학교의 환경도 영향을 끼치지만 여기서는 가정에서 부모. 자녀 사이의 환경에 따라서 성인이 되는 준비가 불충분해지는 경우를 이야기하도록 하지요.
한 예로, 부모와 가까운 친척들이 모두 유명한 대학 출신이며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으면, 아이들은 자신도 그렇게 돼야 한다는 생각에 집착하지만 자신의 능력과 특성에
맞지 않는다고 느낄 때 큰 벽에 부딪칩니다.
또 한 예로는, 부모의 인생관과 가치관에 결함이 있으면 자녀는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하는 데 혼돈과 분열을 일으키기 쉽습니다.
부모가 인간의 내면적인 것을 중요시하지 않고 학력이나 사회적 지위만을 자녀에게 기대한다면, 인간으로서의 내면 형성이 원만히 되지 않습니다.
또 부모가 자녀의 요구나 불만을 지나치게 물질적인 것으로 해결하면 사물을 생각하여 해결하는 능력, 부모의 생각이나 가치관에 대해서 자신의 의견을 정리하여 발언하는 능력을
기르는데 저해 요인이 됩니다.
자녀들이 자신의 미숙한 점을 알고 사회에서 어려운 일들에 대처할 자신이 없음을 깨달을 때 이런 상태로 자신을 양육한 부모에 대한 미움의 표현으로써 또는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방법으로 등교거부, 가정내폭력 등을 일으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드님의 경우도 이처럼 성인이 되기 위한 준비가 불충분하여 위와 같은 문제행동이 표출된 것일 수 있습니다.
성인이 되기 위한 준비는 '생활을 새롭게 바꾸어야 하는' 작업이므로 지금의 상태에서는
장기간의 수정이 요구됩니다.
이를 위한 노력으로 우선은 부모와 자녀 상호간의 관계와 인생관, 가치관을 새로이 정립
하는 일부터 시작하여야 하며, 아울러 문제가 있는 아드님을 포함해서 가족이 함께
전문상담기관에서 가족치료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마음의병 상담실(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 편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