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남자 아이의 엄마입니다. 제 아이는 학교만 가면 친구들에게 자기 물건들을 다 나눠 주고 옵니다. 원래 말도 잘하고 활발한 성격이기 때문에 친구가 많아요. 그런데 그 많은 친구들에게 자기가 갖고 있던 연필이나 지우개, 심지어는 물감이나 공책도 줍니다. 또, 매일매일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을 우루루 몰고 집에 오는 통에 숙제도 제 시간에 못하기 일쑤죠. 정말 난감하답니다. 친구들 사이에 인기가 많아서 좋겠다고 주위에서는 이야기하지만, 사실 이제는 친구들을 그만 좀 데려왔으면, 친구들한테 그만 좀 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아이가 자기 몫을 챙기지 못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착한 것 같기도 해서 속상하거든요. 친구들에게 왜 연필이나 지우개를 줬냐고 물으면 아이는 그 친구가 갖고 싶어해서 줬다고 합니다. 선생님,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 답변) 친구가 많은 건 좋지만, 친구 때문에 갖고 있는 물건들도 다 없어지고, 친구 때문에 공부할 시간도 줄어드는 아들. ‘꼭 저렇게 자라야 하나?’하는 물음표가 어머님 마음 속에 가득한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어머님. 아무리 맛있고 몸에 좋은 음식이라도 지나치면 몸에 해로운 것이니까요. 아이의 커다란 친구 사랑이 자신의 생활에 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튼튼하고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는 방법을 지금부터 한번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은 아이가 언제부터 친구들을 집에 많이 데려오고, 물건을 나눠 주길 좋아했는지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친구를 사귀는 것을 어려워하는 아이들 중에는 물건으로서 친구를 만들고 유지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에요. 이러한 경우는 계속해서 선물을 주지 않으면 친구 관계가 바로 깨져 버리므로, 오래 가는 친구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나서, 아이와 친구를 사귀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넌 도대체 왜 그렇게 친구한테 다 퍼 주고 오는 거니? 그러지 말라니까!’라는 야단 한두 마디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아이가 친구에게 물건을 주게 되는 진짜 이유를 돌아볼 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오.
‘우리 아들이 학교 생활하는데 친구가 정말 많은 것 같아서 엄마는 정말 기쁘단다. 그런데, 자꾸만 친구들한테 네 물건을 나눠 주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걱정이 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엄마가 괜한 걱정을 하는 걸까? 친구들한테 한두 번 선물을 하는 것은 좋지만, 네 지우개나 연필 같은 것들은 네가 공부하는 데 쓸 소중한 물건들이거든. 친구들한테 다 나눠 주고 나면 우리 아들은 무엇으로 공부할지 사실 걱정도 좀 된단다. 선물을 안 해 주면 친구가 우리 아들을 싫어하나? 엄마는 진짜 궁금한데 이야기 한번 해 볼래?’
이런 식으로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열어 보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아이가 원하는 진정한 친구란 어떤 친구를 말하는 것인지, 좋은 친구를 사귀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해 보시면 어떨까요. 이러한 대화 과정을 통해서 어머니와 아이는 서로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어떤 것을 걱정하는지에 대해 알게 되고 함께 해결책을 만들어 갈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