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저는 중학교 3학년에 다니는 아들을 둔 학부모입니다. 저희 가족은 남편이 직장 때문에 5년 간 외국에서 생활하다 올해 초에 귀국했습니다. 외국에서 생활했을 당시에 우리가 살았던 지역에는 한인학교가 없어 아이는 그 지역 공립학교를 다녔습니다. 아이는 별문제 없이 생활하면서 영어를 우리말보다 자연스럽게 구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이를 우리나라에서 계속 공부시킬 생각으로 귀국하자마자 일반중학교로 전학시켰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새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지금은 학교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라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 답변) 과거에 비해 부모님들께서 직장 등 다양한 이유로 해외에 나가 장기간 생활하는 경우가 늘어남에 따라서 전학온 아이의 문제로 고민하는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부모님들께서는 자녀가 귀국 후에 제반 생활영역에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워하시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아이가 외국에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생활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만큼 외국의 문화와 환경에 잘 적응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따라서 본래 아이가 적응력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아이의 교육 공백을 우려하는 마음에서 가능한 한 시차를 두지 않고 곧바로 학교에 등록하셨겠지요. 시간이나 마음의 여유 없이 학교에 들어가다 보니 학교생활뿐 아니라 귀국 후에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경험들이 새롭고 낯설어 이전 생활방식으로는 해결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새로운 환경을 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환경변화에 따른 부적응 현상은 아이 혼자서 자연스럽게 해결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자녀분의 경우에는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듯합니다.
부모님께서 아이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문제로 취급하고 당황해하기보다는 그 어려움을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아이의 불안을 감소시켜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더불어 아이와 함께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문화나 사고방식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기회를 가능한 많이 가져야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문화나 사고에 대한 대화를 나누면서 아이의 생각을 들어보고 의견차이가 있으면 아이의 사고방식이 또래들 사이에서는 어떤 어려움을 어떻게 가져올 수 있는지를 말씀해주십시오. 그리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한편으로는 반드시 학교친구가 아니더라도 주위의 친척이나 친지들 가운데 자녀와 비슷한 나이에 있는 또래들과 상호작용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 가능하다면 아이의 입장을 잘 받아들일 수 있고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털어놓을 수 있는 비교적 친숙한 또래일수록 더 많은 도움이 됩니다. 또래 대상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문화나 사고의 차이를 인식하고 인정하며 조화시켜나가는 경험들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