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중학교 3학년생 아들을 둔 학부모입니다. 우리 아이는 용돈 타령이 심한 편입니다. 새 옷이나 신발을 사달라고 조르고 휴대폰도 산지 얼마 되지 않아 구형이라며 신형으로 바꾸었습니다. 지금은 그런 것 같지 않지만 예전엔 제 지갑에서 몰래 돈을 빼내기도 했습니다. 그 돈으로 친구들과 어울려 PC방이나 노래방을 돌아다니면서 다 썼습니다. 우리 아이의 낭비벽을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을까요? ------------------------------------------------------------------------------------------------------------------------------------------------------------------ 답변) 청소년기에 접어든 아이들이 나타내는 특징 가운데 하나가 자기 자신을 돋보이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글을 주신 사례도 이런 특징을 가진
청소년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보여집니다. 그런데 문제는 자신을 돋보이고 싶어하는 노력이 주로 외모를 중심으로 외형적이고 물질적인 부분에 편중된다는데 있습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용돈 실태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그 규모에 상관없이 용돈이 부족하다고 답변했습니다. 청소년들이 용돈을 부족하다고 인식하는 이면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요즘 가정에서는 자녀를 한 둘 정도만 두고 있기 때문에 아이가 어릴 때부터 가정경제력이 허용하는 물질적인 측면의 지
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다른 친구들에게 기죽지 않게 키우려 하는 경향에서 비롯된다고 생각됩니다. 또 하나의 원인은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들의 상술입니다.
우리가 사는데 있어 돈이란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인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돈을 원하는 대로 가지거나 무한정 쓸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일정한 액수의 범위 내에서 꼭 필요한 곳에 적절한 정도의 돈을 효율적으로 쓰는 현명한 지혜가 아이들을 포함한 우리에게는 필요합니다. 따라서 용돈의 규모를 따지기보다는 용돈을 쓰는
지혜를 가지도록 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신용불량자 문제도 돈을 쓰는 지혜의 부족에서 기인된 것입니다. 용돈을 현명하게 쓰는 지혜를 기르는 한가지 방법으로 자녀에게 일종의 가계부와 같은 용돈 기입장을 만들도록 해도 좋습니다. 일주일 혹은 한 달을 단위로 얼마만큼의 용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고 있는지를 부모님
과 함께 살펴보고 용돈이 필요한 부분을 알아 적정한 규모의 용돈 사용계획을 세워보도록 합니다. 그리고 나서 용돈 사용계획을 얼마나 잘 실천하였는지를 검토하고 계획대로 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자녀에게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들어보아야 하겠습니다. 부모님과 자녀가 각자의 입장에서 개선해야 할 점을 서로 얘기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용돈 사용계획을 짜는 과정을 통해 청소년들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용돈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경제생활을 효율적이고 현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리라 봅니다. 경제생활의 효율적인 관리는 궁극적으로 절제되고 스스로 책임지는 삶을 사는데 있어서 중요한 기초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