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초등학교 6학년 여자 아이의 엄마입니다. 제 고민은 우리 아이가 6학년이 되면서부터 낯선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에요. 저희 아이가 선생님을 무척 좋아하나 봐요. 요즘 집에 오면 남자 담임 선생님 이야기만 늘어놓아요. 얼마나 그 선생님을 좋아하는지 친구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다 났다고 합니다. 뭐하나 살펴보면, 날마다 온갖 스티커를 다 붙여서 선생님한테 편지를 쓰고 있고, 휴대 전화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데 시간을 다 보내고 있더군요. 벌써부터 선생님을 이성으로 생각하는게 아닐까 은근히 겁이 나기도 하고, 성적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답변) 책상머리에 노랑머리 연예인 사진을 붙여 놓고 좋아라 하는 모습은 그냥 귀엽게 봐 줄 수 있었지만 그 대상이 실제 학교 선생님이라는 것에 좀 당황하셨을 것 같습니다. 어머님의 학생 시절과 같이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앓는 것도 아니고, 적극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모습이 아주 낯설게 느껴졌을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차이는 자기 주장을 잘하는 요즘 세대의 특징에서 나오는 것일 뿐, 어머님이 학생 시절 때 선생님을 향해 가졌던 애틋한 감정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고 보여집니다. 사춘기 여학생들은 관심 있는 누군가가 생기면 상대방에게 완전히 도취 될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의 사소한 몸짓 하나에도 열광하고, 별 의미 없어 보이는 말 한 마디에도 희비가 엇갈리게 되지요.
하지만 크게 걱정하실 일은 아닙니다. 지금의 발달 단계에서 경험할 수 있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현상이니까요.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누군가를 지나치게 좋아하는 일을 걱정하고 그러지 못하게 말리고 싶어하지만, 오히려 지나친 방해를 하게 되면 그 대상에 더 몰두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따님의 이야기를 잘 들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고민을 이야기해 보았자, 쬐끄만 것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니? 당장 그만두지 못해?’라고 구박만 받을 것이 예상된다면, 부모님과의 사이는 점점 더 멀어지게 될 뿐이거든요. 와, 우리 딸이 벌써 이렇게 컸구나. 엄마도 학교 다닐 때 음악 선생님을 좋아했었지. 넌 선생님의 어떤 이 그렇게 좋으니?’라고 물어 봐주는 환경에서는 오히려 성적이 떨어 거나 행동이 빗나가는 일이 일어날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면서, 선생님이 가르치시는 수업 시간에 더욱 잘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게 되면, 아이가 보다 더 학교 생활을 활력 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어머님께서 따님의 감정을 인정하고 소중히 여길수록 따님은 이번 기회를 통해 더욱 예쁜 여학생으로 자랄 수 있을 겁니다.